[기획]감산효과에 AI 수혜까지…삼성·SK, 실적 턴어라운드 시동

D램·낸드 등 제품 가격 상승세 지속에 실적 회복세 전망 반도체 업계 풍향계 역할하는 마이크론 호실적에 기대감 상승

2024-03-28     신영욱 기자
삼성전자와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지난해 역대급 불황을 겪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의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 점화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다, 재고 소진으로 낸드플래시(낸드)의 가격 역시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업황 사이클이 회복세에 탑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 초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심은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의 성적에 몰리고 있다. 잠정실적의 경우 사업부문별 성적 지표는 공개되지 않는다. 다만 전체 영어이익 수치가 확인되는 만큼 이를 통해 어느 정도 추산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조9547억원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심각한 불황이 발생했던 반도체 산업이지만 최근 업황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신호가 여럿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산업부의 '2024년 2월 ICT 수출입 동향'에서는 2월 반도체 품목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9% 증가했다.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의 영향으로 수요 증가가 나타나며 메모리(108.1%), 시스템(27.2%) 등 대부분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최근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풍향계로 여겨지는 마이크론이 호실적을 기록한 만큼 국내 업체들 역시 긍정적인 성적을 달성했을 것으로 관측되는 것이다. 마이크론은 2024회계연도 2분기(2023년 12월~2024년 2월) 매출이 전년동기(36억9300만달러) 대비 57% 증가한 58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7억9300만달러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올해 제품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며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워오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1~3월) D램 메모리 가격이 전 분기 대비 20% 이상 급등했을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2분기의 경우 1분기 대비 그 폭이 낮아지기는 하나 3~8%의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D램 중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 등 고성능 제품의 경우 AI 서버 구축 수요가 늘며 범용 제품보다 가격 상승 폭이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최신 HBM 제품의 양산과 엔비디아 납품을 시작한 만큼 수익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 역시 HBM 부분에서의 엔비디아 효과를 기대해 볼만하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현재 삼성 HBM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언급한 것이다. D램과 비교해 회복세가 느리게 시작된 낸드 역시 재고 소진이 본격화되며 5개월 연속 가격 상승을 기록하는 등 개선세가 시작됐다. 지난 1월 낸드플래시 메모리카드·USB용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 1월 4.72달러로 전월 대비 8.87% 상승을 기록했다.

낸드는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개화의 영향으로 업황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단말기 내에서 AI 연산이 이뤄지고 데이터가 장치에 축적되는 만큼 저장 공간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이 높아지며 고용량 낸드의 수요 증가가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낸드 업계 2위인 일본 키오시아와 4위 미국 웨스턴디지털 등의 경우 지난해 절반 이하까지 낮췄던 합작 공장의 가동률을 다시 높이는 등 낸드 업황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