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정치 자체는 문제없어···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강경 발언···野 "급하긴 한 듯"
2025-03-2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28일 "정치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야당에 대한 공세를 높인 것으로 보이는데, 평소 언행을 가려 하는 한 위원장답지 않은 표현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 집중유세에서 "제 주변에 있던 어떤 국회의원들이 제가 장관 할 때 '왜 이렇게 정치적이냐'고 해서, 저는 '당신은 왜 자기 직업을 비하하느냐. 정치인이 직업 아니냐'고 했다"며 "정치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를 '개 같이'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며 "저는 그렇기 때문에 정치하러 나왔다. 여러분을 위해, 공공선을 위해 몸을 바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범죄자들이 여러분을 지배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제가 바라는 건 그거다. 나머지는 저희가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의 삶을 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을 '범죄자'로 지칭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는 '이렇게 우리 편이 많은데 어떻게 할 거냐'고 뻔뻔하게 나온다"며 "뻔뻔한 범죄자들이 지배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범죄자들의 지배를 막자는 게 네거티브 같나. 범죄자들을 심판하는 건 민생"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 "몸이 뜨거워지고 말실수하기 쉽다. 더 절제하고 국민 눈높이 맞는 언행을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조심 당부 하루 만에 스스로 거친 언행으로 우려를 받는 상황이 연출됐다. 한 위원장 발언에 대해 조국혁신당은 "거칠어진 한 위원장, 급하긴 급한가 보다"라고 받아쳤다. 신장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 위원장은 율사를 오래해서 단어 선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라며 "개 같다는 표현은 한국에서는 심한 욕이며 여당을 이끄는 사람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패션과 언행에 극도로 신경을 써온 한 위원장이 그런 험한 말까지 하다니, 그런 표현은 애견인들의 표는 받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도 있다"며 "부처님 말씀을 전해드린다. '豕眼見惟豕(시안견유시) 佛眼見惟佛(불안견유불)', 즉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라는 말"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후보들에게 직접 대응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김민석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한 위원장 욕설에 후보들의 과도한 대응은 자제하기를 바란다"며 "중앙당에서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할 것"이라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