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돌입···여야 대표, '수도권' 동시 출격
韓 서울 주요 지역구·경기 방문해 '야당 심판론' 호소 李 인천 이어 서울 중구·동작구서 '정권 심판론' 강조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 대표가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 선거의 '바로미터'이자 승패를 가를 수도권을 찾아 본격적인 유세전에 돌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서울 주요 지역구와 경기 지역에서 '야당 심판론'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인천과 서울 중구·동작구에서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여야는 유세 과정에서 한동훈 위원장의 비속어를 두고 각을 세우는 등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한 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8일 서울 마포를 시작으로 서대문·용산·중성동·광진·동대문·강북·도봉·노원, 경기 남양주·의정부 등 수도권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지원 유세에서 야당을 겨냥해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민생"이라며 "범죄자 세력이 여러분과 같은 선량한 시민을 지배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른바 '이조 심판'이 단순 네거티브 선거가 아닌, 민생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파렴치한 범죄 정당이 판을 치고 다시 살아나려 하는데 이곳 마포에서는 '개딸' 대장, 이재명 수호대, 한편으로는 조국도 지키겠다고 나서는 국회의원이 마포을 후보로 나서고 있다"며 "막아야 한다. 물리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총선에서 마포을은 운동권 출신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과 운동권에서 전향한 함운경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다. 한 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첫 유세로 마포를 찾은 것은 '86 운동권 심판론'을 부각하는 동시에 야권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다가오는 4·10 선거는 대한민국 역사상 1987년 대선 이래 가장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전진할 것인가 후진할 것인가, 융성할 것인가 쇠퇴할 것인가, 공정할 것인가 범죄자의 지배를 받을 것인가 결정하는 선거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정치 개혁과 민생 개혁, 범죄자들을 심판한다는 각오로 이번 선거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여당에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앞 유세 현장에서 "사전투표, 본투표 가리지 말고 무조건, 무조건 투표장에 가달라"며 "투표장에 가서 오로지 '국민'만 보고 찍어달라"고 말했다. 지역구에선 국민의힘을, 비례대표에선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그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유세 당시 '정치가 중요하다'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발언이 격해지면서 "정치를 'X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인 거지, 정치 자체에는 죄가 없다"고 비속어를 내뱉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반면 이 대표는 같은 날 오전 자신의 출마지인 인천 계양을 출근길 인사로 첫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국민께서 맡긴 권력과 예산을 사유화하고, 고속도로 노선을 바꿔 사적 이익을 취하려는 부패 집단에, 국민을 업신여기는 반민주적 집단에 나라를 계속 맡길 수는 없다"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미래와 희망이 있는 나라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과 이후 유세에서도 정부·여당을 거듭 비판했다. 그는 "지난 2년의 시간은 국민에게 하루하루가 절망, 고통 그 자체였다. 민생은 파탄나고 경제는 폭망했다"며 "'입틀막' '칼틀막'을 일삼아온 정권의 폭력 때문에 세계에 자랑하던 모범적 민주 국가의 위상도 추락했다"고 지적했다.
김병기 동작갑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방문한 서울 동작구 성대시장에서는 "정치는 싸움질하는 것이고 정말 나쁘다고 강요한다. 정치에 대해 혐오를 부추기고 무관심을 조장한다"며 "그래서 국민들이 정치를 포기하면 그 포기하는 영역이 바로 그들의 몫이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X 같이 정치하는 게 문제"라는 한 위원장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유세 현장 발언 중 장진영 국민의힘 동작갑 후보의 유세 차량이 지나가자 "이런 자리에서도 운동해야 할 정도로 다급한 모양"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후 그는 차량이 지나가기를 기다린 뒤 "도리를 모르는 것을 무도하다고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