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과감히 포기합니다"…K-석화, 공장 매각 돌입

中 경기 불황·공급 과잉에 업황 부진 장기화 K-석화, 생산 설비 일부 매각…수익 악화 방지

2025-03-31     박지성 기자
롯데케미칼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글로벌 경기 불황과 중국발 범용 화학제품 과잉생산 여파로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자 한계 사업을 잇달아 매각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LG화학 등 국내 주요 석화업체들은 더이상의 수익 악화를 막기 제품 생산 설비 일부를 매각하거나 이를 검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중국 내 기초 석유화학 생산공장인 롯데케미칼자싱과 롯데케미칼삼강 지분을 현지 협력사에 매각했다. 중국 허페이법인, 폴란드 판매법인(롯데케미칼폴란드), 계열사 케이피켐텍도 처분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에 있는 대규모 생산기지인 자회사 롯데케미칼타이탄(LC타이탄) 매각 추진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회사 전체적으로 석유화학 사업 경쟁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악화된 상황이어서 사업 구조 개편과 체질 개선을 통해 여러 가지 전략적 옵션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법인 매각을 재 추진한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파키스탄 법인을 매각하려 했지만 불발된 바 있다. 이 대표는 "파키스탄 법은 매각은 올해 적절한 타이밍에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중국 현지 기업과의 라텍스 합작공장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중국의 공격 증설로 판가가 크게 하락한 데다 환경 규제 강화 탓에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금호석유화학은 중국 공장 매각 후 탄소나노튜브(CNT) 등 신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LG화학 역시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매각설이 계속해서 흘러나오고 있다. 2공장을 분할한 뒤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에 지분을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공장 매각설은 적당한 표현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중국의 과도한 설비 증설 등에 업스트림 쪽 경쟁력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원료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여러 다양한 전략적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인트벤처(JV) 등 여러 형태가 있을 것"이라며 "주는 매각이 아니고, 원료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해 파트너십을 갖고 갈지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신 부회장의 메세지에 대해 완전히 매각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사업을 정리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석화업계 관계자는 "길어지는 불황에 석화업계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고 있다"며 "설비 매각을 통해 또다른 신사업 발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