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치 개 같이'·'쓰레기'···野 '박정희 위안부' 발언 파장

선거일 가까워지며…여야 연일 '설화' 휩싸여 국민의힘 장영하 "민주당 지지 세력은 악당" 민주 김준혁, 수원 화성 여성 신체 비유 논란

2024-03-31     문장원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4‧10 총선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여야가 지지층 결집에 사활을 걸면서 거친 언사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른바 '막말 논란'이 선거 결과의 열쇠를 쥔 중도층의 표심을 떠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여야는 여러 차례 후보들에게 경계령을 내린 상태다. 정작 연일 유세 현장에서 '개 같은', '쓰레기' 등의 수위 높은 발언이 계속 나오고 후보들의 과거 논란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선거판이 점점 혼탁해지고 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양당 후보들이 접전을 벌이는 격전지들을 중심으로 민심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총선 승패를 좌우할 서울 '한강 벨트'를 비롯한 수도권을 연일 집중 공략하고 있어 발언의 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거친 표현들이 쏟아지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쪽은 여당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28일 서울 서대문구 집중 유세 현장에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게 문제지 정치 자체에는 죄가 없다"며 "범죄자들이 여러분을 지배하지 못하게 해달라. 제가 바라는 것은 그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30일 경기 부천 지원 유세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김준혁·양문석 (후보) 등이 말한 쓰레기 같은 말을 들어봐 달라"며 발언의 강도를 더욱 높였다. 이어 "저는 정치 뭣 같이 하는 사람들을 경멸한다.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고 했다. 국민의힘 비례 위성정당 국민의미래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도 지난 29일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민주당의 공세에 "제가 뉴욕에서 4년 살았다. 마피아 조직도 아이하고 집안 부인하고는 안 건든다"고 말해 야권으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 후보들도 막말 논란 대열에 합류했다. 앞서 이수정 경기 수원정 후보의 '대파 한 뿌리 875원'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지만, 장영하 경기 성남 분당갑 후보는 이날 "이재명은 악당이다. 악당을 지지하는 세력은 악당과 한 패거리 아닌가"라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세력, 지지하는 사람들은 악당화한 세력"이라고 말해 또 다른 설화를 불러일으켰다. 전날에는 인천 서구을에 출마한 박종진 후보가 "인천 서구가 그동안 들쥐들만 뽑았다. 여러분 이제 그 들쥐를 몰아내고 박상수 후보, 이행숙 후보, 박종진을 확실히 밀어 줘야 된다"며 "여러분 대한민국 들쥐들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다 갉아먹고 있다"고도 했다. 인천 서구갑·을 현역은 모두 민주당 의원들이다.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한 비대위원장의 '쓰레기' 발언에 대해 강민석 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보본부 대변인은 전날 "쓰레기란 말은 그렇게 입에서 함부로 꺼내는 것이 아니다. 한 위원장 입이 쓰레기통이 되는 것을 모르느냐"고 지적했고, 인 위원장의 발언에는 자녀와 부인이 검찰 수사를 받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누구에게 하는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계모', '의붓아버지'. '셰셰(중국어, 고맙습니다)' 발언으로 당 중앙선대위 차원에서 입단속에 나섰지만, 일부 후보들의 과거 발언들이 알려지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후보는 지난 2019년 한 유튜브 채널에 출현해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군 위안부를 비하하는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김 후보는 해당 방송에서 "박정희(전 대통령)라고 하는 사람이 그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 위안부들을 상대로 성관계를 했었을 테고"라며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 그 부분에 관련해선 명확하게 알려지진 않았으니까"라고 말했다. 또 김 후보는 2017년에는 수원 화성의 풍수지리학적 의미를 여성의 신체 일부에 비유해 설명한 것을 놓고도 성적 대상화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지난 30일 논평에서 "전 대통령과 위안부 피해자분들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에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며 "그릇된 역사관으로 사실을 왜곡해 배설하듯 뱉어내는 언사에 김 후보는 역사학자로서의 자질 의심뿐 아니라 국민의 대표로서 일할 자격조차 없다"고 맹폭했다. 민주당은 자칫 보수층 결집을 불러올 수 있는 '야권 200석', '낙관론' 발언도 경계하며 바싹 몸을 낮추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유튜브 방송을 통해 "(국민의힘에서) 참패할 것 같다, 이런 소리도 나오는 것 같고 다 엄살"이라며 "속으면 안 된다. 정말로 다급한 건 우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국민의힘)이 과반수를 차지하거나 국회 1당이 되거나 이런 순간이 오면 이 나라가 걷잡을 수 없다"며 "심판은커녕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