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조석래' 장례 이틀째 조문 행렬…정몽준·정기선·김진표 등
정몽준 "좋으셨던 분...기업 대표하는 재계 원로” 김진표 "경제부총리 당시 고인이 많은 도움"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31일 故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국내 섬유산업 역사에 큰 획을 그은 고인을 추모하려는 정·재계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다.
상주인 조현준 효성 회장과 삼남인 조현상 부회장은 전날 오후부터 조문을 받았다. '효성 형제의 난'을 일으켰던 조현문 전 부사장은 유족 명단에는 이름이 오르지 않았지만 조문객으로 5분 정도 머무르다 자리를 떴다.
이날 오전에는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 ,이규호 코오롱 부회장,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김진표 국회의장,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정몽준 이사장은 "경제 모임과 사회경제모임에서 뵀었는데, 항상 긍정적이시고 좋으신 분이었다"며 "기업을 대표하는 재계 원로로 기억하고 있다"고 소회했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의 대학 후배이기도 한 정기선 부회장은 "고인은 예전부터 존경하던 분"이라며 " "편하게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유족에게 드렸다"고 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2003년 경제부총리를 할 때 고인께서 한미 재계회의 의장을 하셨다"며 "당시 경제가 어려웠는데 미국이나 일본의 경제계와 소통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분이라 많이 도와주셨다"고 회고했다.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고인과는 전경련 회장 당시 인연이 있다"라며 "고인은 한·미·일 국제관계에 능통하신 분이고 기술에 대해서도 정통하신 분이라 귀감이 됐다. 재계에 대한 인식이 부진한 지금 같은 때에 계속 계셔주셔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애도를 표했다.
경제단체들도 조 명예회장의 공로를 기리고 추모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추도사를 통해 "대한민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재계의 큰 어른을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과 허전함을 이루 표현할 길 없다"며 고인을 기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고인은 기술 중시 경영의 선구자로서 한국 섬유, 화학, 중공업 등 기간산업의 발전에 초석을 놓았다"며 "미국, 일본과의 민간 외교에도 적극 앞장서며 한국 경제의 지평을 넓히는 데 이바지했다"고 추켜세웠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고인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총 고문으로서 경영계가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찾을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며 "경영계는 고인의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기업 경쟁력 강화와 기술혁신을 통한 국가 경제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날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기업인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한편 조 명예회장은 지난 29일 향년 89세로 숙환으로 별세했다.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의 장남인 그는 효성그룹 2대 회장으로 1982년부터 2017년까지 35년 동안 그룹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