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에 유가·환율까지 ‘첩첩산중’…“3%대 고물가 이어진다”

정부 “환율 등 일시적 요인 해소...2%대 인플레이션 가능할 것”

2024-03-31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소비자물가가 당분간 3%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물값 강세에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까지 오름세를 타고 있어서다.

31일 NH투자·교보·메리츠·DB금융투자·상상인·신영·하나·하이투자증권 등 8개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3월 물가상승률을 평균 3.2%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월 2.8%로 잠시 내렸다가 2월 3.1%를 찍고 3%대를 이어갈 것으로 증권가는 예측하고 있다. 메리츠증권(2.9%)만 2%대를 제시했고 나머지 증권사들은 모두 3.2% 또는 3.3%를 예상했다. 정부도 ‘2%대 인플레이션’ 진입 시점을 4월 이후로 관측하는 분위기다.  연초 ‘사과’ 등 먹거리 물가의 단일 이슈로 소비자물가가 들썩였다면 최근 유가 등 복합적 변수들이 더해지며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달 28일 배럴당 83달러에 거래됐다. 2월 초(72~73달러)와 비교하면 15% 안팎 올랐다.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 등 지정학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연장하면서 유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환율 변수도 수입물가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지난 29일 원/달러 환율은 1347.20원에 마감했다. 올해 첫 개장일(1300.4원)과 비교하면 50원 안팎 올랐다. 각국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취하면서 상대적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4.48로 연초 대비 3%가량 상승했다. 정부 관계자는 “3월 중순 이후로 긴급 가격안정자금이 본격 투입되면서 농산물값은 어느 정도 꺾인 것 같은데, 통계적으로 3월 지표에 온전히 반영되진 못할 것”이라며 “통화당국의 표현대로 울퉁불퉁한(bumpy) 경로가 이어질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국의 근원물가가 2%대로 다른 주요국보다 양호한 데다 ‘인플레 고착화’(Inflation-Entrenchment) 정도도 영미권 주요국보다 크게 낮다는 분석이 많다”며 “일시적 요인들만 완화되면 2%대 초중반까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완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