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줄사직’에 맥 못추는 尹정부
의대교수 단체, 1일부터 진료 축소 단행 환자, 노조, 타전공 교수, 여당서 정부 강대강 전략 비판 나와
2024-03-31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의료계에 맥을 못추고 있다.
정부가 의대증원 정책을 강행하면서, 이에 반발한 전국의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과 진료 축소로 대응하고 있다. 정부의 강대강 전략에 환자단체와 보건의료노조에 이어 일반 대학 교수단체와 여당까지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의료개혁의 명분이 퇴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대교수를 대표하는 두 단체는 4월 1일부터 진료 축소를 단행할 예정이다.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환자를 전부 보고(진료하고) 환자를 줄이지 않았지만, 물리적이고 체력적인 한계가 온 것 같다"며 근무시간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속 의대 교수들은 1일부로 24시간 연속근무 후 익일 주간 업무 오프를 원칙으로 하는데 동의했다. 이 근무조건에 맞춰서 중증 및 응급환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수련병원 별로 외래와 수술을 조정하기로 의결했다. 또 다른 교수 협회인 전국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전국 전공의 수련병원 병원장 앞으로 의료인의 법정근로시간과 연장근로시간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1일부터는 외래 진료를 최소화해 중증 및 응급 환자 치료에 집중한다. 전의교협은 이미 지난 26일 ‘의료진 법정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시간 준수 요청의 건’ 이라는 공문을 수련병원에 전달했다. 공문을 통해 “현재 의료진의 과중한 업무, 피로도 증가 및 체력 소진으로 인해 환자안전 문제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의료진의 응급환자 및 중환자에 대한 적절한 진료를 위해 법정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시간인 주 52시간 근무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이 진료 축소의 근거로 삼는 부분은 의료인의 체력적 한계다. 중요도가 낮은 비필수의료를 줄이고 필수의료에 신경을 더 쓰고, 상급병원에서 다른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경증 환자를 줄이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필수의료에 집중하고, 의료인의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는 정부의 목적과 같은 만큼, 정부 입장에서도 이들을 제지할 명분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의료인들을 회유하기 위해 최근 고난도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전공의에 대한 보상을 확대하고, 연속 근무 시간을 축소하는 정책을 검토 중이다. 동시에 연일 의료 관계자와 간담회를 진행 중이나, 정작 집단행동에 나선 전공의 및 의대교수는 참여하지 않은 형국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환자 및 보건의료종사자 단체가 정부의 강대강 전략이 사태를 악화시킨다고 비판하면서, 총선을 앞둔 여당 내에서도 2000명 증원에 융통성을 보여야 한단 주장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지난 29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2000명 증원을 성역으로 남기면서 대화하자고 하면 진정성이 없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교수 외 다른 전공 교수들도 정부 비판에 나섰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 공동회장단도 29일 성명을 내고 "의대 증원은 상호 대화와 설득, 건전한 토론을 통해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중요한 국가 정책임에도 (정부와 의료계는) 극한 대립으로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4월 총선을 앞둔 가운데 의협이 투쟁 전략을 정치적으로 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여당의 태도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임현택 당선인은 “의사에 나쁜 프레임 씌우는 정치인들 환자들에게 적극 설명해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