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자는 누구…유통街, IPO 훈풍 불까
금리 인하 전망에 IPO 시장 회복 기대감 커져 내실·외형 키워 증시 입성 재도전 저울질 예상
2024-04-01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유통업계가 IPO(기업 공개) 재도전 카드를 앞당겨 꺼내들지 관심이 모인다. 상장 불발 이후 지속적인 실적 개선과 함께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 경기 회복 국면 진입 가능성 등 호재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투자 심리 위축으로 IPO 시장에 한파가 불었다. IPO(기업공개)를 추진했던 유통업체들이 상장을 연기하거나 잠정 중단하며 숨고르기 분위기가 형성됐다. 상장 불발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도 내실을 다지고 외형 성장을 거둬 절치부심한 모습을 보이는 업체가 나오고 있다. 또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내 세차례 기준금리 인하 시사로 한국은행 역시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혹한기를 겪었던 IPO 시장에 훈풍이 점차 불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한 2%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경제동향과 전망: 2024년 1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이 세계 경제 개선에 따른 수출 호조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단, 내수회복은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하반기 이후에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회복 전망이 나오는 데다 실적 기업들이 실적 성장을 이루는 만큼, IPO 재착수가 급물살을 탈지 시선이 쏠린다. 앞서 뷰티테크 기업 에이피알은 올 첫 코스피 상장사로 IPO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시총 2조원대 대어로 거듭났다. CJ올리브영 2021년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 프라이빗에쿼티(PE)에 팔았던 지분 22.6% 중 절반인 11.3%를 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IPO 재도전 여부가 업계 안팎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올리브영 상장은 CJ그룹 오너 승계와도 맞닿아 있다. CJ(주)는 올리브영의 지분 51.15%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재현 회장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가 11.04%, 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이 4.21%를 보유했다. 올리브영의 지난해 매출은 3조8682억원, 영업이익은 4607억원으로 전년 보다 각각 39.1%, 69.8% 늘었다. 오아시스도 IPO 재추진 시점을 저울할지 관전포인트다. 연내 상장을 추진한다는 세부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 상황을 지속 살피는 형국이다. 앞서 지난해 2월 일반공모 청약을 단 하루 남겨두고 수요예측 흥행 실패를 이유로 상장을 전격 철회한 바 있다. 지난해 오아시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배 신장한 133억원을 달성했다. 동기간 매출은 11% 성장한 475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17배 치솟은 138억원이다. 컬리도 한차례 상장을 연기한 뒤 향후 재도전을 염두에 둔 만큼 안정적인 실적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 성장한 2조774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동기간 연간 손실액이 1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줄었다. 이번 실적 상승은 마케팅비와 물류비, 고정비 등 비용 구조 개선과 뷰티컬리, 컬리멤버스 등 신사업 성장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속 내부 체력을 키우고 시장 상황이 호전되면 IPO 추진 시기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자체적인 실적 개선과 함께 경기 호조로 인한 투자심리 회복 등이 IPO 재추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상장 재도전에 나서는 기업들 입장에선 재실패 시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