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서도 고전하는 與···'이·조 심판' 앞세워 안간힘
'총선 열세' 전망에 한동훈, '낙동강 벨트' 유세 野 '정권심판' 맞서 '이재명·조국 심판' 내세워 양문석 등 '공천 문제' 총공세…검찰 고발장도
2025-04-01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여당이 오는 4·10 총선에서 기존 '텃밭'으로 불리던 지역에서도 패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일 부산·경남 등 PK 지역을 방문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또 국민의힘은 '이조심판(이재명·조국 심판)'을 내세우며 범야권의 '정권심판론'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한동훈 위원장은 부산 사상·영도·남·부산진·연제·해운대·북구와 경남 창원 진해·성산구, 김해를 연이어 찾았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대구에 위치한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방문을 한 이후 약 1주일 만에 다시 경상권을 방문했다. 그는 이날 부가가치세 간이과세자 적용 기준을 연 매출 8천만 원에서 2억 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자영업자 육아휴직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는 등 여러 공약을 발표하며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같은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유세에 집중한 것과 비교한다면,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의 이날 행보가 여당의 조급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여당 우세 지역으로 점쳐지던 '낙동강 벨트'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한 위원장이 연이어 경상권을 방문할 수 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실제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여론조사 결과를 당 후보들에게 공유하지 않으면서, 총선 판세가 여당에 매우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장동혁 사무총장은 "170개 정도의 선거구에 대한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를 마쳤다. 전날(28일) 결과 보고를 받았다"며 "경합 지역 또는 우세 지역에서 열세로 돌아선 지역이 여러 곳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지역 후보들에 해당 결과가 전달되지 않으며, 결과가 매우 비관적이기 때문에 공유하지 않는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이에 당내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이건용 경기도당 사무부처장은 당 인트라넷에 "2007년 이후 총 13번의 전국 선거를 치르며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를 제공받지 못한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당직자가 언론 여론조사에 의지해 선거를 치르는 게 대체 말이나 되는 일이냐"고 지도부를 작심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당내 위기를 '이·조(이재명·조국) 심판' 키워드로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여당은 지난달 29일 '이·조 심판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신지호 전 국회의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한 바 있다. 신지호 이·조심판특위 위원장은 "권력형 비리, 입시 비리 등 특권과 불공정을 상징하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를 방탄하기 위해 연대한 정치 세력을 청산하겠다"면서 "둘은 사실상 하나의 정치 세력이다. 이들이 얼마나 국민을 속이는 공천을 했는지부터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조심판특위는 특히 '자녀 편법 대출 의혹'이 불거진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를 집중 공격하며 여론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날 신지호 특위 위원장과 최지우 법률자문위원 등 특위는 양 후보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특위는 "양 후보가 새마을금고를 속여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금을 본인의 아파트 구입을 위해 사용한 것은 대출 사기"라고 주장하며 "이런 상황에도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언급하지 않고 양 후보 개인이 대응하라는 것은 공천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러한 여당의 '이조심판'에 대해 민주당에서는 "(국민의힘이) 문제의 본질을 전혀 못 보고 있다. 양쪽이 네거티브 하는 양상으로 선거를 치르는 것은 여당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때보다 민생이 무너져 있어 정권 심판 바람이 좀 더 분명한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