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4월 위기설 현실화 될까?

2024-04-02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김인만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  4월 총선이 지나고 그동안 억눌렀던 PF대출 부실 문제가 터지면서 건설에서 금융시장으로 부실이 전이되는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4월 위기설'이 팽배하다.

지난해 12월 금융권 부동산PF대출잔액이 13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9월 134조원에서 1분기 만에 1조6000억원이 더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부동산PF대출 연체율은 2.7%로 9월 대비 0.3%p 올랐다. 하필 4월 총선과 맞물리면서 총선 이후 본격적인 구조조정 수술을 하면 여러 건설사들과 금융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쓰러질 것이라는 우려도 가세했다. 정부는 당연히 4월 위기설은 전혀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2012년 말 금융권 PF 연체율이 13.62%였던 것에 비하면 2.7%는 낮은 수준이다. 알고 대응하는 위기는 위기가 아니라는 입장인데 틀린 말은 아니다. 맞다. 작년 4월에도 위기설이 있었고 작년 9월에도 위기설이 있었다. 대기업 1군 건설사들이 부도가 나고 금융권으로 전이돼 금융회사들까지 흔들리면 일부 부도가 날 수는 있다. 그럼에도 4월 위기설이 아무런 문제가 없냐? 그것은 아니다. 금융권 연체율이 2.7%이지만, PF를 거의 하지 않는 1금융권 은행의 연체율은 0.35%인 반면 증권사는 13.73%, 저축은행은 6.94%로 상대적으로 높다. 연체율이 높은 증권사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는 목적의 충당금도 더 쌓도록 했다는 것은 문제는 있다는 말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2021년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경색이 발생했고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미분양은 급증했다. PF대출이자는 눈덩이처럼 커져 많은 시행 및 시공사들이 지금도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2년 이상 힘들게 버티고 있는 건설업계가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고금리는 지속되고 있고 여전히 분양시장은 냉랭하다. 건축비까지 상승하면서 진퇴양난이다. 대기업 건설사들은 계열사가 막아주겠지만 전문건설사나 중소건설사들은 숨이 넘어 가고 있다. 건설공사 단가 현실화와 LH 리츠가 PF부실 우려 사업장 인수, PF 보증등을 담은 건설경기 회복지원 방안이 발표됐지만 PF 위기가 해소되기는 역부족이다. 정부의 적극 부인에도 불구하고 4월 위기설이 팽배하다는 것은 시장의 수요자들의 심리가 그만큼 불안하고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가 낮다는 의미다. 너무 잦은 대책발표는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신뢰를 떨어뜨린다. 한번 발표를 할 때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어 심리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 지방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들이 지방 미분양을 구입하는 경우 '건설사 분양가 할인 + 금융권 중도금 대출이자 감면 + 정부 5년간 양도세 면제' 이 정도 패키지 대책이 나와야 한다. PF위기설을 극복하려면 정부나 금융권원 물론 건설업계가 모두 제 살을 깎으면서 답을 찾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의 심정으로 절박하게 머리를 맞대야만 풀 수 있는 어려운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