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판 덮친 '정부 심판론'에 충청권 '휘청'
보령·서천, 홍성·예산 등 野 후보와 경합지 속출
2025-04-02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총선 국면을 강타한 '정부 심판론'에 국민의힘 의석 확보 계획에도 차질이 생긴 모습이다. 여권에선 지난 총선에서 참패한 수도권 수복은 고사하고, 충청권 강세 지역 일부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드리우고 있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을 필두로 한 범야권은 이번 총선을 '정권 심판' 선거라고 주장하며 유세에 나서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정부 지원론'과 '거야 심판론'으로 맞서고 있지만, 야당 구호에 비해 선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실제로 여론조사업체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지난달 28~29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전화 면접 100%, 응답률 9.3%,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 결과에 따르면 '정권 심판론과 거대 야당 심판론 중 어느 의견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응답이 46.5%, '거대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응답은 28.9%로 나타났다. 야당이 내세우는 정부 심판론에 유권자가 반응하면서 여당의 총선 패배 위기감은 커지고 있다. 이에 당 안팎에선 당초 목표했던 수도권 열세 지역구 탈환은 고사하고 "가진 것도 못 지킬 판"이라는 우려가 나는 상황이다. 이런 위기감이 특히 두드러지는 곳이 충청권이다. 충청은 특정 정당 지지세가 압도하는 영·호남과 달리 언제든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스윙보터' 지역으로 꼽히지만, 그럼에도 각 정당의 지지세가 두드러지는 지역구는 있었다. 보수 정당으로선 충남 보령·서천, 홍성·예산, 서산·태안, 공주·부여·청양 등이 대표적이다. 보령·서천은 보궐선거 포함 총 7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모두 보수 정당이 승리한 명실상부 충청권 보수 성지다. 그러나 최근 여론 추이는 녹록지 않다. 여론조사 꽃이 지난달 27~28일 보령·서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4·10 총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무선전화 면접 100%, 응답률 23.9%,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나소열 민주당 후보가 45.4%, 장동혁 국민의힘 후보가 41.8%를 얻었다. 직전 여론조사(TJB 대전방송·충청투데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 보령·서천 거주 성인 522명 대상, 무선 ARS 100%, 응답률 10.5%,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p)에서는 나 후보 44.5%, 장 후보 51.4%였다. 두 사람은 2년 전 보궐선거에서 맞붙은 바 있는데, 당시에도 장 후보(51.01%)가 나 후보(48.98%)를 2.03%p 차로 꺾는 초박빙 대결을 벌였다. 5번 총선에서 모두 보수 정당 후보를 당선시킨 홍성·예산도 심상치 않다. 이곳에선 4선 의원 출신의 양승조 민주당 후보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국민의힘 후보가 격돌하는데, TJB 대전방송과 충청투데이가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지난 23~24일 홍성·예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10명에게 지지 후보를 물은 결과(무선 ARS 100%, 응답률 10.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3%p) 양 후보 46.5%, 강 후보 46.3%로 백중세였다. 이 밖에도 8번의 총선에서 2번만 민주당계 정당에 당선을 허락한 서산·태안, 현역 5선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인 공주·부여·청양도 보수 강세 지역이지만 이번 총선에서 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 곳으로 거론된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첫 총선 판세 분석을 언급하며 "경합 지역, 아니면 우세였는데 열세로 돌아선 곳이 여러 곳 있다"며 "전체 총선 판세 분석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상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