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짧고 더욱 강렬하게”…홈쇼핑업계, ‘숏폼 콘텐츠’ 차별화 나서

TV 시청자수 감소세 등 극복 차원 숏폼 플랫폼 이용률 OTT 보다 높아

2025-04-02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홈쇼핑 업계가 ‘숏폼’(짧은 영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TV 시청자수 감소세, 송출수수료 상승 부담, 소비 위축 등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만큼, 색다른 소비 경험을 제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심산이다.

숏폼은 긴 호흡으로 전개되는 기존 홈쇼핑 영상과 달리, 15~60초 분량의 짧은 형식으로 제작되는 콘텐츠를 말한다. 멀티태스킹과 단기 집중력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소화하는 현대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효율적인 수단을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친숙한 MZ세대는 물론 중장년층에 이르기까기 숏폼 시청 연령도 넓어지고 추세다. 2일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공개한 ‘숏폼 콘텐츠 이용 현황과 인식 그리고 규제 필요성’ 조사를 살펴보면, 전체 응답자 1000명 가운데 83%가 숏폼 콘텐츠를 인지하고 있으며 75%는 시청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MZ세대인 18~29세는 93%, 60세 이상에서도 59%가 숏폼을 봤다고 대답했다. 한국인의 숏폼 플랫폼 이용률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보다도 높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iOS) 1인당 숏폼 플랫폼 월평균 사용 시간은 46시간 29분으로 확인됐다. 이는 넷플릭스·웨이브·티빙·왓챠·쿠팡플레이 등 OTT 플랫폼의 1인당 월평균 사용 시간(9시간 14분) 보다 5이상 높은 수준이다. 반면, 티비 시청자 수는 지속 감소세를 나타낸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홈쇼핑 주력 소비층인 4060세대의 TV 이탈 현상이 눈에 띈다. 2018~2022년 연령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은 60대 72.8%→52.5%, 50대 50.2%→31.8%, 40대 23.8%→9.2% 등이다. 미디어 중심축이 모바일, 인터넷 등 뉴미디어로 재편되는 흐름에 맞춰, 레거시 미디어 기반인 홈쇼핑 업체들도 탈TV 기조를 바탕으로 숏폼 콘텐츠 강화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GS샵은 지난해 12월부터 ‘숏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숏픽은 GS샵이 활용한 채널에서 송출됐던 상품 판매 영상을 1분 정도로 짧게 편집해 선보이는 숏폼 콘텐츠다. 해당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 내비게이션 바 중앙에 배치할 정도로 핵심 서비스로 낙점했다. 오는 15일 숏픽 이용 활성화 차원에서 영상 시청만으로도 적립금을 지원하고 특가 상품까지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CJ온스타일은 원플랫폼 2.0 전략 차원에서 유튜브부터 숏츠까지 모바일 라이브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오는 15일 모바일 앱 홈 화면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을 손질하고, 화면 최상단에 숏폼을 배치해 주목도를 개선하다. 숏폼 전용 공간도 구축할 계획으로, 기존 영상을 단순 편집해 나열하는 형태가 아닌, 고객별 영상 시청 데이터를 토대로 맞춤형 추천 알고리즘을 고도화한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4월부터 가격 협상 콘셉트의 숏폼 예능 ‘앞광고제작소’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12월 방송한 종아리마사지기 ‘풀리오’는 유튜브 공개 후 현대H몰에서 실시한 판매 기획전(12월 21일~27일)에 접속자 13만명을 동원했다. 주문금액도 7억원을 넘어서 ‘앞광고제작소’ 역대 최고 매출을 찍었다. 기획전을 통해 풀리오를 구매한 전체 고객 중 현대H몰 신규 가입 고객은 90%에 차지할 정도로 신규 고객 창출 효과도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홈쇼핑, 지난달초부터 숏폼 형식 신규 프로그램 ‘쇼파르타 300’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은 ‘300초 동안 실시되는 스파르타 쇼핑’을 콘셉트로 생필품, 지역 특산물 등을 업계 최저가 수준으로 내놓는 것이 특징이다. ’30초 먹방’, ‘ASMR’ 등 SNS 숏폼 형식을 통해 이목을 끌고 3만원 이하 가격대 상품을 갖춰 장바구니 부담까지 덜겠다는 판단이다. 생필품, 한정판 등 경쟁력 상품을 내세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산업 내 겹악재가 낀 상황에서 다양한 연령층에서 선호도가 커진 모바일 숏폼 등을 앞세워 실적 개선을 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