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국토부장관 "PF 관리해나갈 수 있을 것…미분양 리스크는 사업자가 져야"

"재초환‧분상제 등 재건축 규제 완화 추진" 양평고속道 "야당과 논의해 제3기관 선정‧검증"

2024-04-03     권영현 기자
박상우

매일일보 = 권영현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4월 위기설’ 현실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3일 국토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전날 취임 100일을 맞아 세종청사에서 출입기자단과 진행한 차담회에서 “문제가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있다 하더라도 전체 건설 부동산 시장의 쇼크로 오지 않도록 잘 다스리며 관리해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지난 2월말 주택 공급 실적이 전년도 보다 개선된 점을 참고했다.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2월 전국 주택건설실적을 보면 지난 2월 주택 착공과 분양, 준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박 장관은 “‘정부가 총선이 지나면 막 터트릴 것’이라고 하는데 정부는 그렇게 일하지 않는다”며 “아마 언론이 위기 상황을 좀 과장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가 처한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해서는 “일단 일감을 줘서 계속 사업이 돌아가도록 만들어줘야 한다”며 최근 정부가 발표한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이 건설사의 사업 지속을 뒷받침하기 위한 복합적인 처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모자란다면 추가적으로 고려해 봐야 하지 않겠나”며 추가 대책 가능성도 언급했다.

박 장관은 다양한 위기 요인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기업의 자구 노력과 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4월 위기설의 시발점이 되고 있는 PF 관리와 관련해서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없다”며 “국민 세금으로 도와줘서는 안 되고, (건설사들이) 기술적으로 자기자본을 강화해 나가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작은 자금만 갖고 빚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건설사들이 사업 진행 과정에서 과도하게 작은 자기자본을 투입한 것이 PF 부실을 가져왔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최근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미분양에 대해서도 “리스크는 사업하는 분들이 지고 가야 한다”며 “지방 미분양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어서 이번에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를 쓰기로 했지만 일반적인 미분양에 대해서는 특별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28일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 시 취득세 중과배제와 종합부동산세 등의 세제 혜택을 주는 CR리츠를 10년만에 재도입하기로 했다.

지난 2월 야당이 발의한 ‘선(先)구제 후(後)구상’을 골자로 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국민의 세금으로 주는 내용”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박 장관은 “피해금에 최대한 근접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나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국민 세금으로 주는 내용이라서 반대하는 것”이라며 “정부 재정으로 언제든 천사역할을 하는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전세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거시경제 기조가 흔들릴 만큼 위험한 수준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가 신고 통계를 분석해 보면 역전세가 40~45%에 달한다는 점에서다.

전세사기 영향으로 임대차 수요가 월세로 옮겨져 월세가가 상승한 것에 대해서는 추가 대책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따.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안전진단 강화 의무화 등을 거론하며 지난 정권에 도입된 각종 재건축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박 장관은 “지난 정부 때 부동산 시장이 오르니까 막아놓은 규제들이 많이 있는데 지금은 풀어줄 때가 됐다”며 “아플 때 약을 먹지만 병이 나으면 안 먹는게 맞다”고 말했다.

종점 변경을 두고 특혜 의혹이 떠오른 서울~양평 고속도로 후속 계획은 “지난해 국회에서 60억원가량의 예산이 통과됐으나, 집행할 수 있는 조건은 ‘신뢰할 수 있는 제3기관의 검증을 받아 전체 노선을 확정하는 것’이며 그 기관은 야당 측과 논의해 선정해야 한다”며 “이 건은 정말 추호도 정치적인 것 없이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팩트를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려 한다. 서두를 생각은 없고 처음 샅바를 잡는 것부터 합의를 거치는 수순을 밟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