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치지직 vs 숲 …스트리밍 시장 '엎치락 뒤치락'
트위치 국내 철수 반사이익…시장 양분 속 스트리머·이용자 유치 '초접전' 네이버 치지직, 고품질 서비스 호평…출시 3개월 만 앱 사용자 수 1위 앱 사용 시간은 숲이 앞서…초대형 스트리머 영입·실시간 소통 등 주효 치지직 이달 출시 계기로 경쟁 심화 가능성…충성고객 확보 관건 될 전망
2024-04-03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네이버의 치지직과 숲(SOOP·옛 아프리카TV)이 스트리밍 왕좌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위치가 지난 2월 말을 기점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치지직과 숲이 스트리밍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들은 콘텐츠 품질을 지속 업데이트하면서 트위치 스트리머·이용자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안드로이드·iOS) 표본 조사 결과, 지난달 치지직 모바일 앱 사용자는 총 216만명으로, 숲(196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숲을 제친 것이다. 와이즈앱은 "네이버가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측면에서 개인 방송자(스트리머)와 사용자의 신뢰를 빠르게 확보한 것이 치지직 사용자 증가의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 사용 시간에서는 숲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숲의 지난달 모바일 앱 총 사용 시간은 7억1000분, 치지직의 모바일 앱 총 사용 시간은 3억6000분이었다. 1인당 사용 시간에서도 숲(6시간 2분)이 치지직(2시간 49분)을 약 2배 가량 앞서고 있다. 향후 숲이 다시 모바일 앱 사용자 수를 추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인터넷방송 통계사이트 소프트콘 뷰어십에 따르면 지난달 숲의 최고 시청자 수는 38만489명, 평균 시청자 수는 13만4531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치지직의 최고 시청자 수는 21만7071명, 평균 시청자 수는 7만7904명을 나타냈다. 치지직의 이같은 급성장 요인으로 고품질 영상 환경과 기술력이 꼽힌다. 치지직은 트위치의 720p 해상도를 뛰어넘는 1080p 풀HD급 화질을 제공하고, 버퍼링 등 오류를 최소화하면서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지난달 스트리머 방송 권한 공개, 구독 승계 프로그램 등 기능을 제공함과 동시에 구독 요금제를 선보이는 등 서비스를 개선해 온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숲은 '우왁굳' 등 초대형 스트리머 영입이 대거 이뤄지면서 초반 시장 주도권을 잡았다. 최근에는 '모두가 즐거운 놀이터'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스트리밍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인기 요인으로 꼽히는 합동 방송, 스트리머·유저 간 실시간 소통 등을 활용해 이용자들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9일 사명을 '아프리카TV'에서 '주식회사 숲'으로 변경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새로운 사명은 모든 구성 요소를 아우르는 숲과 같이 누구나 콘텐츠로 소통하는 자유로운 공간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치지직과 숲의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 치지직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핵심 기능을 업데이트할 계획이다. 네이버 멤버십 구독을 비롯해 커뮤니티, 플랫폼 등 자사 서비스와 연계해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숲은 글로벌 진출을 통해 이용자 범위를 넓힌다. 2분기 중 해외에 스트리밍 플랫폼 '숲'의 베타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e스포츠 콘텐츠를 토대로 동남아 시장으로의 서비스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는 충성 고객 확보 여부가 스트리밍 시장 쟁탈전의 승자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플랫폼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숲이 대형 스트리머들을 확보하면서 기존 시청자층이 두껍게 형성했는데, 치지직이 예상보다 빠르게 따라잡은 모양새"라며 "이달 치지직 정식 출시를 계기로 편의성이 입증된다면 향후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숲 쪽이 상대적으로 충성 고객층이 탄탄한 만큼 치지직이 앞으로 충성 고객을 얼마나 뺏어올지, 반대로 숲이 얼마나 충성 고객을 지켜낼지가 관전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