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유가 비상… 멀어지는 ‘2% 물가’
정부 가격안정 대책에도 체감물가 수직상승
급등한 국제유가·널뛰는 환율 불확실성 확대
2025-04-03 이광표 기자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3%대 물가가 한동안 고착화 되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른바 ‘금사과’로 대표되는 먹거리 체감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최근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까지 오름세를 보이는 여파다.
정부는 '1500억원' 규모 가격안정자금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고 하향세로 돌아설 것이란 낙관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만, 국제유가 상승 여파가 물가에 반영되면서 석유류 가격이 14개월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고, 환율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는 등 물가 자극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3일 통계청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보다 3.1% 올랐다. 지난 2월(3.1%)에 이어 3%대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장바구니 물가에 직격탄인 농축수산물은 11.7%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이는 2021년 4월(13.2%) 이후 2년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국민 체감 물가는 더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먹거리 가격이 급등하자 1500억원 규모 가격안정자금을 투입하고, 납품단가·할인 지원 등 물가 안정 대책을 가동 중이다. 물가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지난달을 상순, 중순, 하순으로 나눠 분석하면 상·중순에 비해 하순에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에 정책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체감 물가 수준이 낮지 않은 만큼 2%대 물가에 빠르게 안착하도록 총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달에도 농축산물 할인지원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하고, 정부가 직수입하는 과일 물량도 상반기에 5만t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 같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빛을 발할지는 의문이다. 국제유가 상승과 고환율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상승폭을 키우고 있는 국제유가는 이미 시장에서는 석유류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중동지역 지정학적 요인 등으로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원·달러 환율도 올해 첫 거래일(1300.4원) 대비 50원 정도 상승했다. 환율이 계속 오를 경우 수입물가를 끌어올릴 수밖에 없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기상 여건 악화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물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경각심을 갖고 있다"며 "정책적인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하반기 상황은 지켜봐야 할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