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사라지고 '심판'만···네거티브에 가려진 여야 '작심 공약'
한동훈 '국회 세종 이전'·이재명 '전국민 25만원' 주장 전문가 "여야 '상대탓'하며 안 지켜 신뢰 훼손" 비판
2025-04-03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정치권이 오는 4·10 총선에서 제각기 굵직한 정책 공약을 발표했지만 세간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인 공약 이행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며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여야가 각각 '이조 심판(이재명·조국 심판)' 및 '정부·여당 심판' 이슈에 매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정치 실종'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현재 '국회 세종 완전 이전'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27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국회 이전 공약은 국회 이전을 통해 현재 여의도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을 새로운 랜드마크로써 시민들에 완전 개방하고, 제한돼 있던 서울의 고도제한을 풀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 위원장은 지난 2일에도 세종시에서 유세를 진행하며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해야 세종이 완전한 국회의사당이 된다"며 "워싱턴DC 같은 곳이 세종에 생기면 그 주위 도시들이 발전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해당 이슈를 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공약에 대한 반향은 크지 않은 편이다. 네티즌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상에 한 위원장의 국회 이전 공약을 "선거 끝나면 또 흐지부지될 것"이라며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글들을 게재했다. 이는 여야를 막론하고 수십년간 정치권이 지속해 국회 이전 공약을 내걸어 왔지만, 현재까지 일부 이전만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심차게 내놓은 '전국민 민생지원금 25만원 지원' 공약도 마찬가지로 실현 가능성이 낮게 평가된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24일 "민생경제 비상사태 해결을 위해 국민 모두에게 1인당 25만원, 가구당 평균 100만원의 민생 회복 지원금 지급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정의 영역은 정부 관할이기 때문에 현재 국민의힘이 여당인 이상 지원금 지급은 민주당의 총선 승리와 무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내에서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전 국민 대상보다는 소상공인이나 취약계층 등 어려운 계층을 좀 촘촘하고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는 "돈을 써서 소비를 진작해도 인플레이션은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며 "그런 점에서 약간은 눈속임 같은 느낌이 든다. 그 양반(이재명)의 오랜 버릇"이라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여야의 '작심 공약'에 대한 회의가 높아지는 가운데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이날 <매일일보>에 "여야가 선거가 닥치면 수많은 공약을 내놓고 지키지 않은 일들이 잦아 공약에 대한 신뢰의 위기가 찾아왔다"며 "여야 모두 정치력이 없기 때문에 심판론만이 작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양당은 공약이 서로 상대의 반대로 인해 실현이 안 된다면서 (공약 실현을 위해) 과반 의석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이런 주장에는 잘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