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각종 고소·고발로 총선판 '혼탁'···네거티브 후유증 남을 듯

전현희-윤희숙 맞고발···곳곳서 선거법 줄소송 예고

2024-04-03     이태훈 기자
서울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4·10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네거티브 선거전도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일부 지역구에선 후보 간 '입씨름'을 넘어 고소·고발전도 벌어졌는데, 여야가 승리에만 매몰돼 총선 과정을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울 중·성동갑에 출마한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는 각각 선거 캠프와 중앙당을 통해 서로를 고발했다. 상대 고발 사유로 전 후보는 '허위사실 공표죄'를, 윤 후보는 '무고죄'를 내세웠다.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중앙당을 통해 전 후보와 캠프 관계자들을 무고죄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앞서 윤 후보는 전 후보의 국민권익위원장 재임 시절 근태를 지적한 감사원 보고서를 바탕으로 "기관장이 지각 출근을 일삼았다"고 비판했고, 전 후보 캠프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며 지난 1일 윤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후보자비방죄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윤 후보가 재차 '무고죄'로 맞받아친 상황이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전 후보는 권익위원장 재직 시 출근 시간인 오전 9시가 넘어 느지막이 서울발 기차를 타곤 했고, 심지어 2021년 1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약 1년 반 동안 9시 전에 세종청사에 출근한 적이 단 하루도 없을 정도로 역대급 지각 대장"이라며 "이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더 이른 기차를 타고 다녔다는 기차표 구매 내역을 제출하면 될 일인데도 전 후보는 저를 허위사실 유포죄로 검찰에 고발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전 후보 캠프는 보도자료에서 "윤 후보가 책자형 선거 공보에서 전 후보를 '감사원 감사 결과 청사 출근일 238일 중 90% 이상 지각 출근, 지각 대장'이라고 기재했는데, 이는 감사원 감사 결과 불문 결정이 난 만큼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고발전은 강원에서도 벌어졌다. 김도균 민주당 후보와 이양수 국민의힘 후보 간 대결이 펼쳐지는 속초·인제·고성·양양에선 두 후보가 상대에 대한 의혹을 쏟아내는 과정에서 맞고발 사태가 발생했다. 앞서 이 후보 측에선 김 후보가 민간인 통제구역에 무단으로 출입하고 석사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공개질의에 나섰고, 김 후보 측은 이 후보의 과거 국회 공직자 시절 음주운전과 코인 투기 의혹 등을 제기하며 맞대응했다. 결국 두 후보 선대위는 상대 후보를 각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했다.

경기 김포을에선 홍철호 국민의힘 후보가 박상혁 민주당 후보의 공보물 내용을 문제 삼으며 고발에 나섰다. 홍 후보 측에 따르면 박 후보의 선거 공보물에는 '박상혁 당선 전에는 광역철도가 국가계획에 반영된 것이 없다(0개)'라고 적시됐는데, 이에 대해 홍 후보 측은 "2019년 10월 31일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광역교통2030 계획'에는 서울 방화와 김포 양곡을 잇는 김포한강선(5호선 연장)이 이미 반영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김포한강선은 홍 후보가 지난 20대 국회의원 시절 '광역교통2030 계획'에 반영되도록 한 결과물"이라며 "경쟁 후보의 성과를 본인의 공보물상 누락하고 본인이 당선되기 위하여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자 박 후보 측은 "각 세대에 발송된 선거공보물은 김포시 선관위의 검토를 모두 마친 것"이라며 "김포시민과 함께 삭발을 감행하며 노력해 온 과정을 폄훼하고 부정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혼탁 선거 만드는 악의적 고발과 가짜뉴스 유포는 좌시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