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업종 보호 강화…‘화학안전 등대사업장’ 조성된다
중기중앙회, 환경부‧한국환경공단과 업무협약 체결 정부 킬러규제 지목 이후 개정안 통과로 숨통 트여
2025-04-03 신승엽 기자
매일일보 = 신승엽 기자 | 화학업종 취약 중소기업 안전망이 본격적으로 가동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3일 서울 여의도 본회에서 환경부, 한국환경공단을 비롯한 관련 단체와 ‘화학안전 등대사업장 조성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중소기업 화학안전 등대사업장 조성 사업은 중소기업의 전반적인 화학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제도다. 산업안전이 취약한 소수의 기업을 선정해 화학 안전을 이끄는 등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선도사업장으로 육성하는 패키지형 지원사업이다. 주요 지원사항으로는 △노후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개선·교체비용 지원(최대 70%, 4200만원) △화학사고예방관리계획서 작성 지원 △노후 가스·전기시설 안전진단 등이 있다. 한 번의 신청으로 7가지 지원사항 중 사전 진단을 통해 기업에 적합한 지원사업을 제공받게 된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과 한국환경공단,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한국페인트잉크공업협동조합, 한국금속재자원산업협회 등 6개 기관‧단체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중소기업에 환경문제는 중요하지만, 어렵고 생소한 영역이다. 탄소중립과 ESG 등 단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전문인력 및 자금 부족으로 당장 대응이 어렵다”면서 “이번 협약에 포함된 업종에서 모법사업장을 구축해 더 많은 중소기업으로 대상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정부는 그간 기업의 화학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불합리한 부분을 신속히 개선했다”며 “이번 등대사업장 운영이 원활히 진행돼 동종업계도 사업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화학 분야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환경에서 운영된다. 지난 2015년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이 도입된 이후 중소기업들은 예방비용 부담이 확대된 바 있다. 기업들은 정부로부터 정기적으로 시설점검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제도를 충족하기 위한 시간‧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방지벽·경보장치 설치 등 300개가 넘는 시설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기업 대표가 최고 5년 이하 징역이나 최고 1억원의 벌금도 부여된다. 정부는 중소기업계의 호소에 응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작년 화관법을 킬러규제로 지목했다. 지난 1월 9일에는 국회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화관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유해화학물질의 영업 관련 ‘허가제’를 취급량과 위험도에 따라 ‘허가 또는 신고제’로 차등화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대상 업종에서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표면처리업종은 공동오염방지시설을 마련하는 등 화학안전 개선에 노력하고 있지만, 경영애로를 느끼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번 협약으로 환경보전과 성장을 조화롭게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철 한국금속재자원산업협회장은 “이번 사업은 (비용 문제 등으로) 노후 시설 개선에 망설인 회원사뿐 아니라 중소기업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안전관리 역량이 향상된다면, 화학사고도 줄고, 중소기업의 ESG 실현도 순조로워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