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제주 4·3' 놓고 설전···"학살의 후예" vs "정치적 이용"

한동훈 "이재명, 일베 출신···제주 아픔 이용해" 이재명 "4·3 학살 후예 정치 집단이 국민의힘"

2025-04-03     염재인 기자
여야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 대표가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상대방을 향한 날선 발언을 이어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강원 춘천에서 총선 집중 유세에 참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일베(일베저장소) 출신"이라며 "제주 역사의 아픔을 정치적으로 이용만 해왔지 실제로 아픔을 보듬기 위해서 행동한 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주민들은 제주 4·3 관련해서 직권재심을 군사법원이 아니라 일반법원까지 확대하는 걸 정말 원했다"며 "제가 법무부 장관이 된 다음에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민들은 (직권재심 확대를) 과거 줄기차게 요청해왔지만, 문재인 정권은 말로만 4·3, 4·3했지 실제로 하지 않았다"며 "직권재심을 민간법원으로 확대한 것이 우리 정부고 저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관이 되고 보니 왜 문재인 정권이 안 해줬는지 알겠더라"며 "왜냐하면 모든 기록을 샅샅이 뒤져서 하나하나 손으로 뒤져야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귀찮아서 손이 많이 가서 안 해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이 대표는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6주기 추념식에서 "국민의힘이 지금이라도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4·3 학살의 후예라 할 수 있는 정치 집단이 국민의힘이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4·3을 폄훼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또 "4·3에 대해 진정한, 제대로 된 인식을 갖고 있다면 말로만 할 게 아니라 4·3 폄훼 인사에 대해 불이익을 줘야 마땅하다"며 "그런데도 이번 총선에서도 공천장을 쥐여줘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상을 준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전 서구갑에 출마한 조수연 후보는 과거 소셜 미디어에 제주 4·3 사건에 대해 '김일성의 지령을 받고 일어난 무장 폭동'이라고 썼다. 태영호 후보(서울 구로을)는 작년 2월 전당대회에서 '4·3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4·3 왜곡 및 허위사실 유포 처벌법 제정에 대한 의견을 묻자 "역사에 대한 평가는 자유로울 수 있으나, 악의를 갖고 역사를 왜곡하고 사실을 조작하고 또 현실로 존재하는 유족과 피해자들을 고통 속으로 다시 밀어 넣는 행위에 대해선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