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유통, ‘최저가 생존경쟁’ 확전
中플랫폼 대응, 효율적 소비자 공략 차원 출혈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공존
2025-04-04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온·오프라인 ‘최저가 생존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른바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 플랫폼이 가성비 물량공세로 유통 생태계의 지각변동을 일으키자 국내 업체들이 맞불 대응에 나선 것이다. 고물가 흐름이 꺾이지 않으면서 지출 여력이 떨어진 소비자를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셈법으로도 읽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초저가 공습에 국내 유통업체가 방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쿠팡은 최근 1000~3000원대 저가형 상품을 집약한 ‘천원마켓’ 기획전을 열었다. 해당 기획전에선 로켓배송 서비스가 적용된 상품을 필두로 생필품, 잡화 등 각종 품목을 망라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더해 신선식품부터 가전까지 최대 50% 할인 혜택을 녹여낸 더블 할인 데이를 이달 5일까지 연다. △매일 달라지는 9개의 대표 상품을 내놓는 ‘원데이 특가 코너’ △다양한 상품들을 최대 50% 할인 혜택으로 담은 ‘반값 특가 코너’ △품목별 인기 판매 상품 등을 즉시할인 혜택으로 담은 ‘카테고리 특가 코너’ 등을 기획했다 이마트는 지난달 28일 제1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내 최소 5개 이상 출점 대상지를 확보해 ‘그로서리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식료품 전문 초저가 할인마트)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는 유통 산업 중심축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기업들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새로운 전략 중 하나다. 또한, 5~7일에는 먹거리 및 생필품 등을 최대 반값에 내놓는 ‘랜더스데이’ 행사를 실시한다. 주요 상품으로는 행사카드 결제 시, 한우 구이용 전품목(냉장, 국내산)을 최대 50% 할인해 공개한다. 수입 삼겹살·목심 역시 행사카드로 결제하면 40% 할인가에 제공한다. 이밖에, 참외, 연어, 전복 등을 날짜별로 초저가에 앞세운다. 홈플러스는 오는 17일까지 신선식품, 먹거리, 생활가전 등을 최대 50%까지 할인해 판매하는 ‘온라인 슈퍼세일 홈플런’ 행사를 펼친다. 오는 9일까지 열리는 1주차 행사에선 잡곡 등 농축수산물을 반값에 선보인다. 10일까지 ‘LG전자 쓱싹클린 페스타’도 전개한다. 세탁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청소기를 한정 수량 최대 50% 할인가에 쏟아낸다. 티몬은 지난 1월부터 가성비 패션 상품을 망라한 기획관 ‘59샵’을 개장했다. 590원, 5900원 등 가성비 패션 아이템을 마련했다. 위메프는 10일까지 월간 최대 쇼핑축제 ‘위메프데이’를 진행한다. 해당 행사에서 최대 15% 장바구니 쿠폰과 최대 15% 카드 추가할인 쿠폰을 더해 최대 30% 할인 혜택으로 합리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중국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부터 한국 상품 전문관 케이베뉴를 통해 ‘1000억 페스타’를 운영하고 있다. 앱·사이트 전면에 행사 배너를 배치하고 △1∼5일 내 배송 △품질 보증 △최저가 도전 등 혜택을 내걸었다. 특히, 효율적인 모객을 위해 기한을 정해두지 않고 행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고물가 장기화로 실속형 상품을 장만하려는 불황형 소비 트렌드 확산에 맞춰, 기업들은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통해 모객에 지속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수 침체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은 만큼, 이같은 치킨게임 과정에서 경쟁력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한편, 정부의 갖은 노력에도 물가가 기대만큼 잡히지 않아 서민 장바구니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작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이는 전월인 2월과 동일한 증가폭이다. 지난해 8월부터 3%대를 유지해오던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 2.8%로 잠시 둔화한 뒤 2달 연속으로 3%대를 이어가는 것이다. 물가 상승 원인으로 과일값 폭등, 유가 불안 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초저가 마케팅으로 소비자 측면에서 보다 다양한 선택과 혜택을 취하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기업 입장에선 출혈 경쟁 넘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라며 “해외 플랫폼까지 한국 유통시장에 가세하면서 업계 전반 파이 싸움이 가열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