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석화업계…정부가 나섰지만 "골든타임 지났다?"
불황 지속 석화산업, 수출·공장 가동률 모두 감소 깊게 빠진 불황 늪…정부 지원 효과 있을지 의문
2025-04-04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과 중국발 공급 과잉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계를 위해 정부가 직접 나선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의 움직임이 석화업계에 얼마나 효과를 가져다 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석화산업 위기 극복을 위해 각 기업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석화업계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석화 수출액은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나프타분해시설(NCC) 가동율도 전년 대비 7.1%포인트 줄었다. 석화업계 불황의 원인은 글로벌 공급 과잉과 더불어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 부진, 공급 과잉 등이 한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게다가 고유가에 원가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저하되는 데다, 온실가스와 플라스틱 규제 움직임에 친환경 전환도 요구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재 우리 석유화학 산업이 복합적 위기 상황에 놓여 있다"며 "기존 범용제품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과감히 탈피해 고부가 정밀화학 및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도 범용제품 위주의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고부가 정밀화학과 친환경 제품으로 사업 방향을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에 산업부는 석화업계 핵심 원료인 나프타의 관세 면제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세제 당국과 협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형프로젝트의 적기 준공을 투자지원 전담반을 통해 더욱 긴밀히 지원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산업계와 학계, 연구원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석화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협의체'를 출범시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강경성 1차관은 "석화산업은 반도체와 이차전지 등 다른 주력산업과 긴밀하게 연계된 핵심 산업"이라며 "석화산업 현 상황을 정밀 진단하고 위기극복과 경쟁력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장기간 불황에 빠져있는 상황에 이제서야 출범하는 정부와의 협력체가 의미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피해가지 못했으며 올해 또한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 시점은 기업들이 스스로 신사업 로드맵을 갖춘 상황에 정부의 지원 대책이 과연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부호를 던졌다. 현재 석화업계에서는 '폐 플라스틱'과 '2차전지', '친환경 연료' 등 사업으로 넓혀나가며 신사업 개발에 한창이다. 아울러 주요 석화업체들은 더이상의 수익 악화를 막기 제품 생산 설비 일부를 매각하거나 이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는 전통적인 석화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신사업 위주로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신사업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산업부는 전날 강경성 1차관 주재로 석화기업들과 위기극복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금호석유화학 등 석화 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강경성 1차관은 석유화학 업황과 수출, 투자 여건을 점검하고 석유화학 업계의 애로와 건의 사항을 청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