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신혼부부 페널티 개선···신생아대출 부부합산 기준 2억으로 완화"
민생토론회 경제분야 점검···혼인신고 장려책 버팀목 대출 1억원·근로장려금 4400만원으로
2025-04-04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일부 정부 대출 사업의 신혼부부 소득 합산 기준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부부 소득 합산 기준이 청년 1인 가구의 대출 지원 조건보다 크게 높지 않아 혼인신고가 페널티처럼 여겨졌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경제분야 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회의에서 이 같은 제도 개선안을 소개했다. 먼저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신혼부부 소득 기준은 기존 75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신생아 출산 가구 특례대출은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상향될 예정이다. 근로장려금 맞벌이 부부 소득 기준은 3800만원 이하에서 4400만원 이하로 조정된다. 이는 민생토론회에서 일부 정부 사업 기준이 신혼부부에게 결혼 페널티로 작용해 혼인신고를 늦춘다는 청년들의 지적에 따른 조치다. 일례로 현재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개인소득 기준은 연 5000만원 이하인데, 신혼부부는 합산 75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이에 혼인신고를 미루는 신혼부부가 속출하는 실정이다. 윤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최근 일부 정부사업 기준이 신혼부부에게 결혼 페널티를 준다는 지적이 있어 이번에 이를 확실히 바꾸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년의 시각에서 주택 정책을 이끌 전담 조직이 있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토교통부에 전날자로 '청년주거정책과'가 신설됐다. 윤 대통령은 맞벌이 부부의 육아부담 완화에 국내 거주 중인 외국인 유학생 및 결혼이민자들을 투입하는 방안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심각한 저출생 문제 해결만큼 중요한 과제가 없다. 무엇보다 맞벌이 부부들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국내에 이미 거주 중인 16만3000명 외국인 유학생과 3만9000명 결혼 이민자 가족들이 가사 육아 분야에 취업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정 내 고용으로 최저임금 제한도 안 받고, 수요공급에 따라 유연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며 "국내생활에 이미 적응해 육아, 가사를 돌보는 데 상당한 장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노동 문제에 대해선 "노조에 가입되어 있지 않은 미조직 근로자들의 권익 증진은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직접 챙겨야 한다"며 "고용노동부에 '미조직 근로자 지원과'를 설치하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경제 분야 정책은 민생과 관련이 큰 만큼 '속도감'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할 수 있는 하위법령 개정은 상반기에 최대한 마무리하고, 늦어도 올해 안에는 모두 끝낼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법안은 21대 국회 임기 내 통과될 수 있도록 하고,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 활성화를 위한 노인복지법 등은 22대 국회가 구성되면 바로 제출해 신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소상공인들이 요청한 현행 8000만원의 부가세 간이과세 기준에 대해서도 "법 개정 없이 시행령으로 가능한 1억400만원까지 개정했다"며 "정부는 간이과세자 기준을 법 개정을 통해 상향하는 방향 추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예산 집행 속도도 높여 올해 예산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즉시 집행하고, 내년에 추진할 사업들은 2025년 예산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GTX-A 개통,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휴대전화 지원금 확대 등 먼저 시행할 수 있는 과제들은 즉시 이행했다고도 강조했다. 금융권과 정부가 함께 총 2조3000억원 규모의 이자 환급과 대환대출 공급을 시행해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상생 시행을 위해 함께 노력해 준 은행 경영진들에게 감사하다"며 "경쟁과 혁신을 촉진하고 금융사업 경쟁력 높아지고 금융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은행권이 많은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국민이 기다린 일하는 정부, 행동하는 정부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이 삶의 변화를 체감하고 만족할 때까지 앞으로도 민생토론회를 통해 국민과 꾸준히 소통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