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수자원공사, 해외 집중 공략… 위기 탈출할까

작년까지 해외투자 손실 규모 3277억원 영업이익·당기순익 등 실적 하락 이어져 해외 전담조직 구성 등 돌파구 모색 분주

2025-04-04     나광국 기자
수자원공사는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한국수자원공사 앞에 해외투자 사업이라는 과제가 놓였다.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고금리와 발전판매단가 하락으로 손실 폭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다만 올해 해외 물(水) 시장 공략을 위해 전담 기구인 ‘신성장 스피드업 추진단’을 출범하는 등 해외 실적을 통한 만회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수자원공사의 해외사업 영역은 상수도·수력발전 등 대규모 투자사업부터 공적개발원조(ODA)를 포함한 수자원과 수도 관련 기술용역까지 다양하다. 지난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완료한 해외사업은 누적 총 30개국에서 70건이 넘는다. 하지만 해외지분 투자 손실 규모가 3277억원에 달하는 등 수익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제출받은 ‘해외지분투자금액 현황’을 보면 수자원공사는 2022년 말 기준 11개 해외 출자회사에 5730억5600만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조지아 넨스크라에 투자한 2268억5000만원과 필리핀 앙갓에 투자한 1008억4500만원의 장부가액이 ‘0’원으로 평가됐다. 회수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는 의미다. 특히 네스크라 수력발전 사업은 조지아 정부가 에너지 자립도 향상과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해 발주한 사업임에도 계약 변경·설계·조달·시공(EPC) 중도해지 및 현지 정부 요금 인하 요구 등의 문제로 현재까지 8년 넘게 사업이 미뤄진 상황이다. 수자원공사는 향후 조지아 넨스크라에 933억4600만원을 더 투자한다는 계획이어서 경우에 따라 손실액이 커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필리핀 앙갓은 2013년 수자원공사가 지분을 취득한 관계회사다. 앙갓댐 수력 발전사업을 하고 있다. 미국채 이자율 급등으로 인해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가 급락했고 전력시장 판매단가도 떨어지면서 627억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장부가액도 0원으로 평가받았다. 2015~2022년까지 연평균 발전 매출액은 606억원을 계획했었지만 단가 하락으로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해외사업이 수자원공사 전체 수익에 기여하는 부분도 부족하다. 공공기관 경영공시 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수자원공사의 영업수익(연결기준)에서 해외사업 수익은 39억원으로 미미했다. 지난 2020년과 2021년에도 각각 78억원, 71억원으로 5년 평균 72억원에 그쳤다. 전체 영업이익도 지난해 반기 기준 1957억원으로 전년 동기 2809억원 대비 30%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022년 반기 4302억원에서 73% 줄어든 1122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해외사업 부진에 따른 실적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수자원공사는 올해 초 ‘신성장 스피드업 추진단’을 출범했다. 향후 ‘신성장 스피드업 추진단’은 △물관리 디지털 전환 △신규 물그릇 확보 및 활용 △물환경 관리 △재생에너지 개발 △글로벌 역량강화 등 5개 핵심 업무를 바탕으로 신규사업을 적극 발굴하는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는 초격차 기술 사업화와 신규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2027년에는 기후위기 대응과 디지털 전환 선도 기업으로 진입, 2033년에는 물 안보 분야 경쟁우위 확보에 나선다는 3대 운영 목표도 제시했다. 연초부터 해외 진출 확대 움직임도 활발하다. 공사는 지난 2월 라오스를 방문해 라오스 천연자원환경부·메콩강위원회·라오스 국회 등과 물 분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수자원공사는 2019년부터 메콩강위원회와 수자원 데이터 활용 사업협약을 맺는 등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메콩강 유역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자원 종합개발계획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더해 미국국제개발처와 함께 디지털 의사결정지원시스템 개발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