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혜 화백 '봄맞이 곁, 결 전시회' 개최
의정부시청 1층 로비에서 4월2일부터 30일까지 29일간 진행
2024-04-04 윤용선 기자
매일일보 = 윤용선 기자 | 코로나가 마침표를 찍은 지난해, 잠시 멈춘 일상이라는 시간이 다시 흐르자 그동안 하지 못한 여행을 하며 조급함이 밀려들었다.
그런 나에게 그림은 천천히 가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화실 앞의 주차장에 세워진 천천히 라는 표지판은 “마음아 천천히 천천히...” 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새봄을 맞아 여류작가인 정지혜 화백의 작품 전시회는 ‘곁을 품는 순간들이 다정한 결이 되어 머물다’라는 슬로건 아래 의정부 시청 1층 로비에서 개최됐다. 전시 기간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로 운영되며 공휴일은 휴관이다.
성신여자대학교 공예과를 졸업한 정화백은 지난해에만도 경인미술관 아틀리에 개인전을 비롯, 현대미술초대전, 광릉숲 드로잉공모전 우수상, 들꽃향기 그룹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견작가이다.
이번 개인전은 4월 2일부터 30일까지 29일간 진행되며 그의 작품 몇 점을 먼저 만나보았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여행하면서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들과 기차를 타고 걸어다니면서 만났던 여행지의 풍경들을 작품에 담는다는 것은 결다라 흐르는 물에 나를 맡기고 영감을 주는 곳에 머무르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그림이 되었다. 베네치아에 앉아있는 여인은 그런 내마음을 반영한다. 신발도 신지않고 가방도 내려놓고 잠시 앉아 천천히 물결을 따라 노젓는 뱃사공을 바라보는 것....
보는 이에게 옆에 앉아 잠시 쉬라는 다정한 메시지를 건넨다.
여행지중 부산, 정동진, 전주한옥마을, 수원화성, 강릉의 특징은 대중교통이 편리해 많은 사람들이 쉽게 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이다.
일상을 벗어나 잠시 쉬고 싶을 때 가는 곳
‘안목해 변두리’는 바쁜 현대인의 가면을 벗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의 얼굴이다. 그런 얼굴이 편하고 아름답다. 화장도 하지 않고 편하게 햇볕을 쬐는 고즈넉한 얼굴에게 다정함을 느낀다.
머물러 담은 쉼의 시간들을 그린 여행 스케치들은 그 당시의 바람, 공기, 분위기 등을 담았다.
조용한 거제 앞바다에서 낚시하던 아이 아빠와 어린 두 남매는 아침 먹으라는 엄마의 목소리에 짐을 꾸려 자리를 뜨고 광안리 해변에서 버스킹을 하는 아티스트는 이번이 마지막 곡이라며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부른다.
유유히 흐르던 통영의 바다가 보이는 카페의자, 벚꽃이 흩날리는 의정부 안골의 그림들,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 추억을 곱씹으며 천천히 흐르는 물이 될 것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급히 지나가는 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지 전하고 싶었다.
그림을 마주한 사람에게 다정한 말을 건네고 싶었다.
잠시 차에서 내려 마주하는 휴게소의 음식이 맛있는 것처럼 바쁜 시간을 쪼개 찾아간 아름다운 풍경에 머물고 싶은 것처럼 잠시 쉬라고 천천히 가라고....
의정부=윤용선 기자 yuny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