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서 기선 제압한다…여야, 지지층 결집 총력
거대 양당, '지지층 끌어모으기' 전략 한동훈 '서울', 이재명은 '대전'서 투표
2025-04-04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4·10 총선 사전투표(5∼6일)일을 앞두고 여야가 투표율 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각 서울과 대전에서 투표하는 등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최근 유권자 지형 등이 변화하면서 여야 모두 본투표에 앞서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 승기를 잡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는 한 위원장을 비롯해 전국 지역구 후보 254명, 비례대표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 비례대표 후보들이 첫 날 사전투표에 참여하기로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전투표 관련 입장 발표'를 통해 "'사전투표 하면 진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다'는 이야기에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찍으면 우리가 된다', '우리가 찍으면 대한민국이 이긴다'만 생각하고 모두 투표해달라"고 말했다. 여당이 사전투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최근 달라진 유권자 지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유리하고,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정당에 유리하다고 여겨져 왔지만, 비교적 여당 지지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을 지지하지 않는 2030 세대들의 투표 참여를 끌어낸다면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계산이다. 특히 2030 세대는 상대적으로 사전투표율이 높기 때문에 이들을 비롯해 이른바 '샤이 보수'를 투표장으로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한 위원장은 지지자들을 향해 투표장으로 나올 것을 호소했다. 그는 "이제까지 나온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이 진다는데 진짜 그런 거냐, 내가 한 표 찍는 것으로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생각하는 분들 계신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의힘에 주는 한 표가 범죄자들을 응징하는 창이 되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방패가 되고, 국민의힘과 정부가 더 개혁적이고 더 혁신적으로 바뀌는 원동력이 된다"고 부연했다. 민주당도 사전투표율 올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통상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에 유리하단 분석에 사전투표율 31.3%, 총 투표율 71.3% 등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했다. 사전투표율 30%를 넘기면 당이 목표한 '전체 투표율 65%'를 뛰어넘어 70%대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병도 전략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전히 선거는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1표 승부"라며 "양당 결집이 일어나고 있어 투표율이 선거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투표율이 65% 이상이 되면 민주당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사전투표와 관련해 "사전투표율이든, 본 투표율에서 투표율이 오르면 우리에게 유리한 국면"이라며 "최근 좁혀지지만 흐름은 변하지 않는다고 본다. 사전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특히 민주당은 앞서 재외선거 투표율(62.8%)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재외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정당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 20대 대선에서 재외 투표 개표 결과,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8만8397표(59.77%)를 얻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5만 3524표·36.19%)를 눌렀다.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자당 지지층이 사전투표 의향이 높은 만큼 재외선거 투표에 이어 유리한 분위기를 몰아간다는 계획이다. 이에 이 대표는 오는 5일 대전 중구에서 사전투표를 마친 뒤 대전·충청 전역을 돌면서 막판 지원 유세에 나선다. 그는 지난 2일 재외 투표와 관련해 "여러 번거로움과 어려움을 이겨낸 역대급 재외선거 투표율"이라며 "5~6일 사전투표 날에도 행동으로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사전투표 도입 이후 총선 투표율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19대 총선 54.2%, 20대 총선 58.0%, 21대 총선 66.2%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적극 투표층' 비율이 지난 총선보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역대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