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실버타운 눈독 들이는 건설사
임대형만 가능했던 노인복지주택 내년부터 분양형 확대 시장 침체에 돌파구 모색 나선 건설사들, 새 먹거리 기대
2025-04-07 나광국 기자
매일일보 = 나광국 기자 | 노인 인구 1000만 시대가 다가오면서 정부가 분양형 실버타운을 재도입하겠다고 발표하자 건설업계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버타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데 비해 기존엔 임대형 실버타운만 가능해 공급이 따라주지 않았던 만큼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민생토론회에서 현재 임대형만 가능한 노인복지주택을 내년부터 분양형도 가능하도록 확대하겠다고 하면서 건설사들이 사업성 검토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형은 일반주택과 마찬가지로 수분양자가 소유권을 갖고 각종 요양 서비스 이용료를 지급하는 형태다. 임대형은 소유권이 운영업체에 있고 거주자는 전월세를 내는 방식이다. 현재 국내 주택사업은 정비사업을 제외하면 신규개발이 어려운 포화 상태로 평가된다. 여기에 원자재와 인건비 상승으로 주택건축부문 원가율은 90% 수준으로 치솟아 수익성을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실버타운과 시니어주택이 미래 먹거리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관련 사업에 진출한 건설사 가운데 두각을 나타낸 곳은 롯데건설이다. 롯데건설은 하이앤드 시니어 계층을 타켓으로 강서구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내 시니어 레지던스 ‘VL 르웨스트’와 프리미엄 실버타운인 광진구 능동 ‘더 클래식 500’ 등을 공급해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건설의 경우 그룹 산하에 있는 롯데호텔, 롯데쇼핑 등과 전략적 제휴가 가능하다. 때문에 의료·쇼핑·유통 등을 연계해 복합 개발하는 실버타운 사업에서 유리한 구조를 갖췄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대우건설은 신사업으로 시니어 사업 확대와 자원 순환사업 관련 비전을 이번 주주총회에서 제시했다.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건축사업본부 전략과제로 시니어 상품 개발을 낙점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최근 대우건설은 경기 의왕시 의왕백운밸리에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스위트‘를 선보였다. 만 60세 이상만 입주 가능한 호텔식 실버타운으로, 다양한 케어 프로그램과 부대시설은 물론 전담 영양사가 준비하는 건강식 식사와 하우스키핑,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현대건설은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은평 편익5 시니어레지던스 복합 개발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은 은평구 진관동 일대에 시니어하우징을 포함한 복합시설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이 사업의 지분 29.9%(2023년 3분기 말 기준)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12월 건축허가를 취득해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기존 실버타운 및 시니어주택은 임대형으로만 가능해 사업성이 높지 않았는데, 최근 정부가 실버타운 활성화 방안 대책으로 일반분양을 허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러 건설사가 관심을 보이고 준비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