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백화점도 프리미엄화”…백화점업계, 중형점포 경쟁력 키운다

중형점포까지 ‘명품유치’…고급화 나서 매출 올리고 MZ세대 유치…‘일거양득’

2024-04-07     강소슬 기자
백화점업계가

매일일보 = 강소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 호재를 맞이했던 백화점업계는 최근 소비 열풍이 꺾이며 매출이 하락하자 중형급 점포 경쟁력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체 유통업체 매출에서 백화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8.1%에서 지난해 17.4%로 0.7%포인트 줄었다. 2위인 편의점은 같은 기간 16.4%에서 16.7%로 0.3%포인트 늘어 격차가 좁혀졌다. 지속된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성장률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는 편의점에 오프라인 매출 1위 왕좌를 넘길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백화점 신규 출점도 최소 3년 뒤에나 가능한 상황이다. 신세계 광주와 더현대 광주는 2027∼2028년, 롯데백화점 전주점은 2028년 개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백화점들은 이런 상황에서 출점 없이 외형을 키우려면 닫힌 지갑을 열게 할 프리미엄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들은 조 단위의 매출을 내는 핵심 대형 점포에 명품 유치에 집중해 왔지만, 최근 중형점포에도 매출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명품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중형점포를 키우기 위해서는 매출 규모가 큰 ‘명품 브랜드’가 필요하다. 특히 명품 브랜드와 ‘신명품’이라 불리는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은 MZ세대의 유입률도 끌어올릴 수 있다. 현대백화점 중동점은 △구찌 △발렌시아가 △페라가모 △몽클레르 등 4개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며, 명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중동점은 올 하반기 지하식품관과 지상 1층과 2층 리뉴얼이 마무리되면 해당 명품 브랜드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한, 서울 목동점에도 상반기 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발렉스트라’를 입점시킨다는 방침이다. 중동점은 지난해 47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한 경인 지역의 중형급 점포로, 올해 주총에서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이 2000억원을 들여 주요 점포를 리뉴얼하겠다고 밝힌 곳 중 한 곳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점에 20~30대에게 인기 있는 해외 패션 브랜드를 대거 유치해 해외 컨템포러리 전문관을 리뉴얼 오픈했다. 해외 컨템포러리 전문관에는 △메종키츠네 △아페쎄(A.P.C.) △엔폴드 △위크엔드 막스마라 등 젊은 층이 선호하는 신명품 브랜드를 대거 들여왔다. 신세계 강남점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워크웨어 브랜드 ‘르몽생미셸’ 매장도 선보인다. 용인에 있는 경기점도 최근 리뉴얼을 통해 명품 브랜드를 대거 확충했다. 이탈리아 브랜드인 ‘제냐’를 비롯해 하반기 ‘페라가모 남성’ 매장과 ‘스톤아일랜드’를 차례로 오픈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현재 구찌, 프라다 등이 입점해 있는 의정부점에도 연내 명품 브랜드를 추가로 늘릴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니즈에 부합하는 변화를 통해 늘 최고의 쇼핑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백화점도 최근 수원점 1층과 3층에 지역 최대규모의 뷰티 및 컨템포러리 매장을 리뉴얼 오픈했다. △아페쎄 △띠어리 △톰그레이 하운드 등 8개의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켰으며, 인천점에서는 명품 주얼리와 시계 브랜드를 강화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업계는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중형점포를 강화해 매출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며 “실제 국내 백화점은 상위 10개 점포 매출이 전체의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하위 10개점 매출은 3.5%에 불과할 정도로 편중되어 있어 중형점을 키울 필요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