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 뚫린 금값…“연내 전망 돌파”
6일 국제금값, 온스당 2354.4달러 기록 중동 리스크·美물가 상승 우려 등에 기인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고공행진을 달리는 금값이 어디까지 질주할지 관심사다. 이미 올해 초 전망치를 돌파한 데 이어 연내 꾸준한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7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금 한돈(3.75g) 매입가는 42만3000원으로 역대급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전일(42만4000원)보다 소폭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한 것. 지난 1월 2일 매입가 36만6000원이었던 금값은 약 3개월 간 10% 이상 급등했다.
국제 금값도 이미 연내 전망을 달성했다. 6일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제금값은 온스당 2345.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연초 전망을 넘어선 시세다. 올해 초 전문가들은 올해 국제금값이 온스당 최대 2300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금값의 상승세는 불안정한 국제 정세에 기인한다.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간의 전쟁 등 국제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이란까지 해당 리스크에 합류됐다. 최근 시리아 주재 이란 외교 공간에 대한 이스라엘 공격으로 이란이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대표이사는 “중동지역 정세 불안은 금, 유가 등 안전자산에 대한 상승 요인”이라며 “여기에 OPEC과 러시아의 감산 유지 결정 역시 금값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라고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다시 상승에 따른 국채 수익률 하락 등의 요인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헤지펀드인 그린라이트 캐피털의 창업자 데이비드 아인혼은 지난 4일 CNBC 인터뷰에서 “물가 상승 속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며 ”금에 많은 투자 비중을 할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전반에 문제가 있는 상황이고, 궁극적으로는 재정적자가 진짜 문제라고 판단한다”며 “뭔가 안 좋은 일이 벌어지고 있을 때 금은 위험을 헤지(위험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말부터 이어진 ‘금리 인하 기대감’ 역시 금값 상승세를 지탱하고 있다. 지난달 FOMC 점도표(금리 전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올해 금리 중간값을 4.6%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기준금리가 연 5.25~5.50%인 것을 고려할 때 연내 3회 정도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런 요소들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은 지난해 금 매입을 늘렸다. 중국의 지난해 225톤, 약 150억달러어치의 금을 매입한 것은 금값 상승을 부채질하는 모습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 역시 지난해 130톤의 금을 사들였다. 외신들은 중국, 폴란드 외에도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지난 2년간 연 1000만톤 이상의 금을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미 연초 전망인 온스당 2300달러를 돌파한 금값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24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앞서 설명한 국제 분쟁 등의 요인으로 금값의 고공 행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