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현장] '대권 잠룡' 격돌 계양을···"범법 의혹 안돼' vs "그래도 이재명"
'진보 텃밭' 여겨졌지만···주민들 "많이 달라져" 대권 잠룡 대결에 정치권 촉각···'1석' 이상 파장
2025-04-07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인천 계양을은 지역구 현역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도전장을 내면서 4·10 총선 최대 승부처가 됐다. 재·보궐선거를 포함해 7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진보정당이 6번 승리했을 만큼 보수정당에겐 동토(凍土)지만, 국민의힘은 원희룡 후보를 앞세워 14년 만의 탈환을 노리고 있다. 대권 잠룡 간 맞대결 결과에 따라 정치권 판도가 요동칠 수 있어 여야 모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투표 직전 공표된 복수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으로 앞서며 기세를 올리는 듯했지만, 7일 <매일일보>가 접한 현장 분위기는 조금은 달랐다. 지역 민심은 "이재명으로는 안 된다"며 변화를 갈망하는 목소리와, "그래도 이재명"이라며 정권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날 계양산전통시장에서 만난 상인 김영자(53)씨는 자신을 민주당원으로 소개하면서도 "이번엔 원 후보를 뽑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 후보는 범법 의혹이 너무 많다. 그런 사람이 지역을 대표하면 안 된다"며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두 번째다. 인성이 좋아 보여야 끌리는데, 이 후보는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 생활을 하다 최근 퇴직했다는 '30년 작전서운동 주민' 최미숙(61)씨는 "이 후보가 내놓는 현금성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이런 사람이 이끄는 당이 국회를 장악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엔 여당이 많이 당선돼서 야당 행패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방동에 오래 거주했다는 장석현(63)씨는 이 대표가 온 뒤에도 지역이 변화한 게 없다고 지적했다. 장씨는 "이 후보가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지역에 한 게 아무것도 없다"며 "오죽하면 동네에서 이 후보가 거짓말만 한다고 소문났다"고 성토했다. 윤석열 정부 실정을 지적하며 야당 후보에 힘을 싣겠다는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계산역 근처에서 만난 오영배(58)씨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후 2년 동안 경제가 너무 어려워졌다. 코로나19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며 "원 후보는 현 정부 장관 출신 아닌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뽑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결혼 후 계양에 정착했다는 지민진(34)씨는 "대통령 하는 것 보면 도저히 여당은 못 찍겠다. 다수당이 되면 대통령이 지금보다 더 마음대로 할 것 같다"며 "논란은 많지만, 그래도 이 후보를 다시 뽑아보려 한다. 제1야당 대표니까 지역에 뭐라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