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남은 건 '본투표'···여야, 막판 '대결집' 승자는?
22대 총선 사전투표율 31.28%···역대 최고치 경신 전체 지역 '투표율' 오름세···지지층 등 확보 총력 전망
2024-04-07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거대 양당이 제22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인 31.28%를 기록하자 자당에 유리한 결과라며 자화자찬하는 분위기다. 여야는 역대급 사전투표 열기를 본 투표로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사전투표에서 '텃밭'을 비롯한 전체적인 투표율 상승에 고무된 여야는 각각 '야당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막판 지지층 결집 등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6일 양일간 치러진 사전투표율이 31.28%를 기록하면서 역대 총선 투표율 최고치를 경신했다. 앞서 사전투표를 독려했던 여야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분석하며 본 투표에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독려했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율의 역대급 기록에 대해 야당을 향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봤다. 박정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율이 역대 총선 최고치인 31.28%를 기록했다"며 "막말과 편법, 꼼수, 범죄가 일상인 세력과 대한민국의 미래와 희망을 말하는 세력 간의 대결을 두고 미래 세력인 국민의힘에 소중한 '한 표'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울산 유세에서 지지층을 향해 "우리가 사전투표에서 기세를 올리는 첫 번째 선거가 될 것"이라며 "이제 투표를 했으면 남은 시간 동안 주위를 설득해달라. 사전투표의 핵심은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이 투표를 통해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심판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강선우 대변인은 지난 6일 사전투표가 종료된 이후 가진 브리핑에서 "역대 총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며 "4월 10일 국민 승리의 날, 민주당은 어떤 역경과 고난에도 위대한 국민이 결국 승리한다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국민과 함께 쓰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같은 날 "투표하지 않은 몫만큼은 이 사회 기득권자가 차지하게 된다"며 투표를 독려했다. 22대 사전투표율이 역대급 수치를 갈아치운 배경에는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지지층이 대거 투표장으로 나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정부 출범 3년차에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자 여당이 '야당 심판론'으로 맞서면서 양쪽 지지층이 결집한 결과란 분석이다. 실제 사전투표에 앞서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10명 중 4명은 사전투표일에 투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사전투표에서도 호남의 투표율이 높고, 대구·경북의 투표율이 낮았던 '호고영저' 경향성은 유지됐지만, 전국 모든 지역에서 21대 총선(26.69%)보다 투표율이 오르면서 뜨거운 열기가 확인됐다. 지난 총선과 비교했을 때 경기와 인천, 서울 등 수도권 지역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사전투표율이 가장 낮았던 대구(25.60%) 역시 지난 총선보다 2.04%p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여야는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막판 결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사전투표에 미온적이었던 영남 지역의 투표율 증가에 주목, '야당 심판론'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을 본투표장으로 끌어오는 것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도 텃밭인 호남과 수도권 등에서 높은 사전투표율을 확인한 만큼 지지층과 중도층 등을 겨냥한 '정권 심판론'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호남에서 조국혁신당이 선전하는 만큼 호남 민심 돌리기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한 여야 유불리를 예측하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이,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정당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있었다. 실제 역대 총선 투표율과 의석수를 살펴봤을 때 투표율이 높았을 경우 진보 정당이 더 많은 의석을 확보한 사례가 많지만, 지난 대선처럼 이러한 관측이 깨진 전례도 있기 때문이다. 당시 대선에서는 사전투표율이 36.9%로 역대 최고였지만,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가 승리했다. 또 최근 비교적 여당 지지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늘어나는 등 달라진 유권자 지형도 이러한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을 지지하지 않는 2030 세대들의 투표 참여 여부도 변수다. 이날 여야는 각각 '캐스팅보터' 충청 지역과 수도권을 찾아 막바지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한 위원장은 대전을 시작으로 논산·공주 등 충청 지역에서 야당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반면 이 대표는 오전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 유세를 마친 뒤 상대적으로 야당 험지가 많은 서울 서초·송파·강동 지역과 경기 하남 등에서 정부·여당 심판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