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싱 랠리’에 은행권 예·적금 썰물
주식·코인으로 돈 몰려...3월 예·적금 잔액, 전월 대비 역 15兆 감소
2024-04-08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지난달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이 전월대비 약 15조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대로 하락한 예금 금리 대신 이른바 ‘에브리싱 랠리’가 펼쳐진 코인·주식 등의 자산 수익으로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 이유로 꼽힌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873조37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886조2501억원 대비 약 12조8740억원 줄었다. 정기적금 잔액은 31조3727억원이다. 전월 33조2204억원 대비 1조8478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예·적금 잔액이 한 달간 14조7218억원 줄어든 것. 정기 예‧적금을 떠난 자금은 대부분 가상자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갔다. 투자자들은 은행 예·적금 금리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인 가상자산과 주식시장으로 투자에 나섰다.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지난달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은 3조9660억원이다. 특히 국내 5개 가상자산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고팍스·코인원)의 가상자산 거래대금은 지난 15일 하루동안 14조8603억원이 거래됐다.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은 지난 한 달간 8500만원에서 1억원까지 17% 이상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되고 다가올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에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2월부터 서서히 반등하던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4일 2674.27에서 29일 2746.63까지 2.7% 올랐다. 반면 현재 5대은행이 판매 중인 정기예금 상품(12개월 단리기준)의 금리는 연 2.60~3.55%에 불과하다. 정기 예·적금 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2월부터 1년 넘게 기준금리를 3.50% 동결하면서 동일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중앙은행이 연내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예·적금 금리는 더욱 하향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