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겨도 큰일” 금융권 총선결과에 촉각
금융소비자 표심만 노린 선심성 공약 난무 여야 모두 은행 표적..."비용부담만 더 커질것"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22대 국회의원 총선을 바라보는 금융권이 노심초사 중이다. 여야가 공통공약으로 대출 차주 이자 경감, 금융사고 관련 금융사 제재 강화 등을 일제히 내놓으면서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비용 부담과 책임이 커질거로 보이기 때문이다.
9일 정치권 및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예금자 보호한도 상향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비과세 혜택 확대 △재형저축 재도입 △가상자산 관련 법제화(가상자산 투자소득 과세 시행 연기 검토, 가상자산기본법 제정)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성화해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을 통해 차주의 이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공약이 주를 이뤘다. △서민금융종합플랫폼 구축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목표 개선, 대안신용평가 활성화, 은행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단계적 확대) △저금리 대출 확대(대환대출시스템 서비스 확대 개선, 중도상환수수료 제도개선 추진) 등입니다.
민주당 역시 차주의 금융 부담 경감을 공약으로 내놨다. △가산금리 산정 체계 투명화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추진 △금리인하요구권 주기적 고지 의무화 △법정 최고금리 초과 계약에 대해 이자계약 전부 무효화 △불법 대부업 신고보상금 2배 상향(현재 2천만원 이하) 정책금융기관에 대한 금융권 출연요율 상향 등이다. 'ISA에서 발생한 모든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한도 없는 비과세' 공약도 있었다.
특히 민주당은 금융사고와 관련해 금융권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장외파생상품 개인판매 규제 강화 △금융기관 경영진 대상 보수환수제(Clawback) 도입 △여신전문회사·신용협동조합 금융사고(횡령·배임 등) 제재근거 강화 등이다.
은행권은 여야 어느 쪽으로 판세가 기울더라도 당혹스러울 거라는 분위기다.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포퓰리즘적 공약으로 인해 은행권 부담이 만만치 않을 거로 보여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통령은 지난해 '은행 종노릇 발언' 등으로 은행권을 줄곧 공공의 적으로 규정했고 야당에서는 횡재세 논의를 들고나와 은행권을 향한 눈총은 피해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번 총선에서 금융권 관련 공약이 '구호'에 그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구호만 있고 구체적인 계획이 부족한게 사실"이라며 "국회법으로 다뤄야 할 부문과 정부 권한으로 추진해야 할 부문,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나서야 하는 부문이 서로 다른데 모두 섞여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실성을 떠나서 당황스러운 공약이 여럿 있다"며 "바람직한 방향으로 행정지도를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은 의미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이 소홀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