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부산 이전 총선 결과 따라 ‘백지화’ 가능성
여당 적극적 VS 야당 신중론 노조, 국회 앞 1인 반대 시위
2024-04-09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한국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을 놓고 부산 남 선거구에 출사표를 던진 여야 후보가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대선 공약인 산은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당 내부에서도 찬성과 반대로 입장이 갈리며 좀 더 신중론에 무게를 둔 상황이다. 다만 민주당 중앙당의 정책공약집에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 내용이 없는 것으로 미루어 선거 결과에 따라 추진 여부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정계 등 에 따르면 부산 남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후보는 최근 ‘한국산업은행 이전을 통한 남구 금융·교통·관광 중심지 조성’ 공약을 발표했다. 다만 이는 민주당 중앙당의 의지가 아닌 후보 개인의 약속인 만큼 당선이 된다고 가정해도 추진 가능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박 후보는 “도심 공항 터미널을 지으려면 용지와 건설 비용이 많이 발생해 사업이 쉽지 않지만, 산업은행이 문현 금융단지로 이전할 때 해당 용지 지하에 도심 공항 터미널을 동시에 착공하면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심 공항 터미널과 사후 면세점이 건립되면 현재 김해공항 국제선과 향후 건립될 가덕 신공항 이용자가 분산돼 공항 혼잡도를 줄일 수 있다”면서 “국내외 여행객도 늘어 관광과 금융이 결합한 금융관광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 1호 공약이라면서 야당을 설득하지 못하고 공약 미이행을 야당 탓으로 돌리는 여당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고 지적한 뒤 “힘 있는 3선 정무위원장이 돼 산업은행 이전 공약을 꼭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 힘 박수영 후보는 즉각 민주당 부산 총선 후보들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민주당 중앙당의 정책공약집에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명시돼 있지 않다”며 “이재명 대표는 부산상의에서 건의문을 전달해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민주당 김민석 총선상황실장은 산업은행 이전 저지를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 부산 총선 후보들은 중앙당과 지도부 눈치만 살피면서 헛된 공약으로 부산시민을 우롱하지 말고 지금 당장 서울로 가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관철해야 한다”면서 “삭발하든, 단식을 하든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지도부를 설득해 법안 통과를 약속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 노동조합은 서울 본점의 타지역 이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산업은행 노조는 올해부터 매주 목요일 국회 앞 1인 시위를 펼치며, 부산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4월 총선 이후를 주시하고 있다. 산업은행 내부에서는 국책은행 본사 이전이 관련 법률을 개정이 필요, 국회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만큼 실현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