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작년 순익 사상 최대…올 전망은 ‘미지수’

작년 10대 지주 당기순익 21.4兆, 3년 연속 20兆 ↑ 홍콩 ELS 배상 등 실적 감소 vs 최대 18% 순익 증가  

2025-04-09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한 금융지주들의 올해 전망은 미지수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 배상 실시 등 실적 둔화 요소가 산적해 회의적인 시선이 있고, 고정적인 수익에 힘입어 실적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잠정치)’에 따르면 국내 10개 금융지주사(KB·신한·농협·하나·우리·BNK·DGB·JB·한국투자·메리츠)가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은 전년(21조4470억원) 대비 소폭(776억원) 늘어난 21조524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보였다. 금융투자와 여신전문금융(카드·캐피탈·저축은행) 계열사는 부진했지만 은행·보험 계열사들의 이익의 급증이 실적을 이끌었다. 이로써 금융지주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1년 21조1890억원에 이어 3년 연속 20조원을 넘어섰다. 자회사별로는 은행이 15조4000억원, 보험이 3조3000억원, 금융투자회사가 2조8000억원, 여전사 등이 2조7000억원 순이었다. 전년 대비 순이익 증감폭은 보험이 43.6%(1조146억원)로 가장 컸다. 이어 은행이 5.4%(7863억원) 순익이 늘어났다. 반면 금융투자와 여전사들은 전년 대비 각각 37.9%(1조6986억원), 24.6%(8902억원) 줄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지주회사의 대출자산 등 자산 성장세는 둔화되고 당기순이익은 2021년 이후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상승함에 따라 신용위험 확대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호황이 올해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실적 악화 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물론 은행들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보유해 여러 악재에도 버틸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순익 감소를 전망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약 6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지주 올해 1분기 당기순익 추정치는 4조3623억원이다. 이는 전년 4조9697억원 대비 12.2% 줄어든 수치다.    주요 원인으로 자율 배상을 시작한 홍콩 ELS다. 자율 배상 규모가 4대 은행 1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순익 감소 나타날 것으로 본 것. 현재 증권업계가 예상하는 4대 은행 배상 규모는 총 1조4000억~1조5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은행들의 실적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점쳐진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중 경상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자율 배상 규모가 각 수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KB·신한·하나금융은 예상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10일 총선이 끝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 등이 시작될 것”이라며 “PF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2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높은 연체율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은 지속적인 악재”라고 말했다. 한편,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실적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 역시 나온다. 4대 지주의 경우 1분기 실적 전망과 달리 연말 실적은 최대 약 20%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주사별로는 KB금융 올해 당기순익은 4조9099억원, 신한 4조7793억원, 하나 3조7434억원, 우리 3조1105억원으로 최대 18% 순익이 증가할 것으로 에프엔가이드는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