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작 개발에 힘 쏟는 게임업계, '스타 개발자 모시기' 분주
주요 게임사들, 흥행작 이끈 '베테랑 개발자' 잇따라 영입…넥슨 출신 두드러져 라인게임즈, 조동현 신임 공동대표 선임…네오위즈도 진승호·이상균 등 합류 컴투스, 김대훤 전 넥슨 부사장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퍼블리싱 역량 강화 게임성·콘솔 경쟁력 강화 통한 글로벌 게임사 도약 목표…핵심 IP 개발 온힘
2024-04-09 이태민 기자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최근 게임업계가 '스타 개발자' 영입으로 게임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게임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주요 게임사들이 흥행작 개발 경험과 인사이트를 갖춘 베테랑 개발자를 앞다퉈 영입, 신규 지식재산(IP) 발굴과 같은 중책을 맡기고 있다. 게임업계에서 스타 개발자는 차기작 흥행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로 작용한다.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을 추구하는 개발자를 따라 신작에 유입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라인게임즈는 지난달 조동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공동대표로 선임했다. 지난해 11월 COO로 영입한 지 4개월 만이다. 박성민 대표와의 ‘투톱 체제’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 신임 대표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넥슨코리아에서 개발실장과 신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게임 개발사 슈퍼어썸을 창업한 게임 개발과 라이브 오퍼레이션 전문가로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다. 특히 지난해 라인게임즈 합류 직후 출시한 '창세기전 모바일'의 시장 안착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라인게임즈는 앞서 지난해 11월 김태환 전 넥슨코리아 부사장과 윤주현 전 넥슨 플랫폼디렉터를 각각 부사장,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이중 김 부사장은 2014년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영웅의 군단'의 성공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라인게임즈는 임원진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신선한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게임 영역의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올해 '글로벌 퍼블리셔 도약'을 선언한 컴투스는 최근 김대훤 에이버튼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넥슨코리아 신규개발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인물로, '프라시아 전기', '데이브 더 다이버' 등 개발을 지휘하며 다양한 흥행 타이틀을 만들어낸 바 있다. 게임 서비스 전반에 대한 노하우 공유를 통해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에이버튼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대형 MMORPG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라는 설명이다. 네오위즈도 자회사 '라운드8스튜디오'에 외부 인재를 수혈 중이다. PC·콘솔 경쟁력 강화와 'P의 거짓'을 이어갈 차기작 개발을 위해서다. 네오위즈는 지난달 콘솔 게임 '베리드 스타즈'와 '밀실탈출 검은방', '회색도시' 등 유명 콘솔 게임 시리즈 개발을 이끈 진승호 디렉터를 영입했다. 아울러 넥슨 ‘마비노기 영웅전’, 스마일게이트 ‘크로스파이어:시에라 스쿼드’ 등을 개발하고 판타지 소설 ‘하얀 로냐프강’을 집필한 이상균 디렉터도 합류했다. 이 디렉터는 액션에 특화된 신규 프로젝트를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네오위즈 관계자는 "액션·슈팅·어드벤쳐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렉터로서 역량을 보여준 만큼 회사의 개발 역량 강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 디렉터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의 인재 영입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넥슨 출신 인사들을 핵심 직책에 전진배치했다는 것이다. 넥슨이 지난해 국내 주요 게임사 중 가장 실적이 좋았고, 성공작 또한 많았다는 점에서 핵심 IP 개발 및 고도화를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인기 타이틀의 명성을 이어갈 차기작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인기 IP 보유 여부가 게임사의 경쟁 요소로 떠오른 만큼 신사업 추진과 함께 본업인 게임 개발에도 집중하는 추세"라며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며 축적해온 경험과 노하우가 게임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해 베테랑 개발자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코딩 개발자의 경우 팬데믹을 기점으로 급증했지만 스토리라인 등 게임 핵심 요소에 능한 개발자는 현재도 구하기 힘든 상황이며, 대형 게임사들의 경우 엄선해서 뽑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