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인물論]⑰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

침체된 카카오게임즈 구원투수…글로벌 사업 전문가 역할 기대 기존 IP 서비스 지역 확대 및 신규 IP 강화로 해외 시장 공략 박차 PC·모바일 중심에서 콘솔 유저까지 겨냥한 체질개선 움직임

2024-04-10     신영욱 기자
한상우

매일일보 = 신영욱 기자  |  최근 공식 취임한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악화된 경영환경에서 구원투수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상우 대표는 '글로벌 게임시장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인 만큼 카카오게임즈의 해외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는 카카오게임즈는 물론 다른 게임사에서 해외 사업을 진두지휘한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 대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 등을 거쳐 거쳐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게임 시장과 글로벌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라는 평가다. 2006년 7월부터 2012년 7월까지 6년 동안 네오위즈에서 글로벌 사업 총괄 부사장, 차이나 대표 등을 역임했다. 또 2012년 7월부터는 모바일게임사인 아이나게임즈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 직책을 맡았다. 이어 2015년 6월부터는 텐센트코리아의 한국지사 대표 직책을 수행했다. 2018년 8월 카카오게임즈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CSO와 함께 해외 사업 본부장 역할을 맡아 국내외 투자 및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 등을 이끌었다. 그는 카카오게임즈로 자리를 옮긴 지 약 5년 반만인 지난 2월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한 대표의 발탁은 카카오게임즈의 변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캐주얼 및 퍼블리싱(배급) 기업이었던 카카오게임즈는 전임자인 남궁훈 전 대표와 조계현 전 대표의 지휘 아래 다양한 장르의 개발력을 보유한 게임사로 거듭났다. 글로벌 게임 시장과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한 그를 발탁한 것은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에 힘을 주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특히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1조 클럽' 타이틀을 수성하기는 했으나 전년 대비 상당폭 하락이 발생했다. 지난해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은 1조251억원으로 전년(1조1477억원) 대비 10.7%(1226억원)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의 경우 2022년 1758억1700만원에서 2023년 745억1700만원으로 57.6%(1013억원) 급감했다. 이렇다 보니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으로 이를 위한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꼽힌다.  실제 한 대표의 지휘를 받는 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이용자 확대를 위한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전략이다. 우선 올해 글로벌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기존 지식재산권(IP)의 서비스 지역을 확장한다. ‘아키에이지 워’는 올해 2분기 중화권, 일본 등 아시아권을 중심의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대규모 트래픽을 기반으로 볼륨감 있는 전쟁의 재미를 구현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에버소울의 경우 현지화 작업 등을 진행해 올해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기존 IP의 서비스 지역을 넓히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신규 IP 강화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PC, 모바일에 집중해 왔던 기존의 모습과 달리 새롭게 준비하는 게임들은 콘솔게임 경쟁력 확보를 정조준하고 있다. 우선 자회사 엑스엘게임즈를 통해 개발하고 있는 ‘아키에이지2’는 콘솔과 PC에서 모두 이용 가능한 크로스 플랫폼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해당 게임은 원작의 게임성과 세계관을 계승함과 동시에 언리얼엔진5를 활용한 최고 수준의 그래픽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다른 자회사 ‘오션드라이브 스튜디오’에서는 ‘검술명가 막내아들(가제)’ 등 3종의 PC온라인 및 콘솔 플랫폼 게임의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중 '검술명가 막내아들(가제)’은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웹소설 IP를 활용했으며 언리얼엔진5를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트윈스틱 슈터 장르의 ‘블랙아웃 프로토콜’, SRPG ‘로스트 아이돌론스: 위선의 마녀’ 등 다양한 장르의 콘솔 경쟁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핵 앤 슬래시 액션 RPG '패스 오브 엑자일(Path of Exile)'의 정식 후속작 '패스 오브 엑자일2'의 준비도 한창이다. 뉴질랜드 게임 개발사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가 개발한 패스 오브 엑자일은 pc를 기준으로는 해외에서는 2013년 출시됐으나 국내의 경우 2019년 6월 정식 출시된 게임이다. 카카오게임즈는 2019년 3월 그라인딩 기어 게임즈와 패스오브엑자일의 국내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핵 앤 슬래시 게임은 메가히트와 같은 흥행은 어려우나 확실한 마니아 유저 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패스 오브 엑자일은 이 같은 특성이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게임 중 하나다. 국내에 정식 출시 되기 이전에도 국내 일부 유저들 중에는 영문판으로 해당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현재 준비되고 있는 후속작의 경우 오는 6월 올리 액세스(Early Access)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개발사의 요청으로 이것이 연내 진행으로 변경됐다. 게임의 완성도를 보다 높이고 싶다는 이유였다는 것이 카카오게임즈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밖에 모바일 신작인 ‘가디스오더’의 경우 올해 하반기 글로벌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 이처럼 '한상우표' 카카오게임즈는 기존의 인기 게임과 다수의 신작을 통한 해외 시장 개척으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PC와 모바일뿐만이 아닌 콘솔 게임 이용자까지 자사 소비자로 확보하기 위한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준비하고 있는 신작들의 '완성도'만 확보한다면 유의미한 실적 개선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