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건전성 ‘경고등’… 부실여신, 1년 새 37% 껑충
연체율 오름세도 커져… 금감원, 부실여신 수시 상각 주문
2024-04-10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카드사들의 고정이하여신(부실여신) 비율이 불어나며 건전성 관리에도 위험이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8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의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여신(채권) 잔액은 1조9095억2000만원으로, 이는 전년(1조3890억9300만원) 대비 37.47%나 증가한 규모다. 부실여신은 금융사가 내준 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으로, 금융사들은 자산을 건전성에 따라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 세 단계를 묶어 ‘고정이하’로 분류하며, 고정이하 비율이 높을수록 부실자산이 많은 것으로 본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지난해 5148억3300만원의 부실여신 잔액을 기록하며 가장 큰 규모를 보였다. 이는 전년 3627억2900만원 대비 41.93% 증가한 것이다. 뒤이어 롯데카드가 3206억4500만원으로 전년 2074억400만원에 비해 54.6% 늘어났으며, KB국민카드(2900억8000만원), 삼성카드(2457억3600만원), 우리카드(1635억300만원), 하나카드(1452억3900만원), 현대카드(1424억8600만원), BC카드(869억98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중 현대카드만 유일하게 부실여신 잔액이 줄어들었으며, BC카드는 1년 새 587.19%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카드사들은 회수 불가능한 부실채권 잔액이 4조원을 돌파하며 정리에 나섰다. 지난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대손상각비가 4조359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3.6%(1조5212억원) 증가한 규모로 지난 2014년 이래 최대치다. 대손상각비란 거래 대상의 파산·폐업 등을 이유로 회수가 불확실해진 매출채권 등을 재무상 손실로 처리(상각)한 비용이다. 카드사의 경우 현금서비스·카드론·리볼빙 등에서 발생한 부실채권이 주요 대상이 된다. 경기 침체에 고금리까지 이어지면서 제때 빚을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어나자 카드사에서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을 대거 정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카드사들의 공격적인 부실채권 상·매각에도 연체율은 크게 잡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카드사의 지난해 연체율(대환대출 미포함)은 1.26%로 1년 전(0.99%) 대비 0.27%P 증가했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들에서 전부 연체율이 증가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카드사 및 대형 캐피탈사에 수시 상각 계획을 보고하라고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각은 손익계산서상 손익 범주에 포함되며 이익에서는 공제된다. 금융사들은 부실여신 중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상각 또는 자산유동화 전문회사에 싼값에 파는 매각 등의 방식으로 처리한다. 상각되는 채권이 늘어날수록 순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지만 연체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