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인구·기후 등 공통 문제의식···여야 '차이' 극복 출발점

국힘·민주, 나란히 '저출생' 공약 내세워 제도 보완vs현금 지원···해결책은 '상이' 전문가 "입법 이전 원인 규명부터 해야"

2024-04-10     이설아 기자
제22대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4·10 총선을 위해 내세운 공약들을 분석한 결과 저출생과 기후위기, 안전 등의 분야에서 문제의식이 공통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서로 차이 나 총선 결과에 따른 공약 시행 방법에 관심이 모인다.

10일 <매일일보>의 취재 결과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은 이번 선거에서 각자 '정책 선거'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약들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택배'를 배달한다는 형식으로 '국회 세종 완전 이전' 등을,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마스코트 정책으로 불리는 '기본시리즈' 기반의 전국민 민생지원금 지급 등을 내놨다.

특히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에 지난 3월 제출된 양당의 총선 공약을 살피면 국민의힘은 △일·가족 모두 행복 △촘촘한 돌봄·양육 △서민·소상공인·전통시장 △중소기업·스타트업 △시민 안전 △건강한 지역 만들기 △교통·주거 격차 해소 △청년 모두 행복 △어르신 든든 내일 지원 △기후위기 대응 등 10개 분야 정책을 발표했다.

민주당의 경우에는 △민생 △저출생 △기후위기 △혁신성장·균형발전 △국민 △건강·행복 △국민 안전 △소상공인·자영업자·중소기업 △평화 구현 △민주주의 회복 △정치개혁·개헌 등 10개 분야 정책을 발표했다.

양당 모두 시대적 흐름을 반영해 저출생과 기후위기 대응 방안을 포함시켰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그러나 방법론에서는 세부적인 차이를 보인다. 국민의힘의 경우에는 제도적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적이다. 육아기 유연근무 공지를 의무화하면서 아이 돌봄서비스 전면 확대 등의 정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산업단지 및 지역기업 밀집 지역에 '공공형 교육·돌봄 통합시설' 설치를 의무화해 지역 간 돌봄 격차도 줄일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은 현금성 직접 지원을 보다 강조한다. 출산 시 자녀 수에 따라 원리금을 감면하는 이른바 '헝가리 모델'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정책에 따르면 첫 자녀 출생 시 무이자 전환, 둘째 출생 시 무이자 및 원금 50% 감면, 셋째 출생 시 원리금 전액이 감면된다. 또 현재 만 8세 미만까지 월 20만원 지급하는 아동수당도 만 18세 미만까지로 확대한다.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반값 아파트 25만호를 공급하고, 자녀를 2명 낳으면 24평, 3명을 낳으면 33평 분양전환 공공임대 주택을 지원하는 방안도 내놨다.

기후위기 부문에 있어서도 해법상 차이를 보인다. 국민의힘은 원전을 재생에너지와 병용 사용하며 '저탄소 전환'을 촉진하는데 중점을 둔 반면 민주당은 재생에너지 보급에 중점을 둔 '넷제로 실현'에 보다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또 민주당은 친환경 산업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탄소중립산업법(한국형 IRA) 제정 등을 추진하고 있어, 기금 규모 2배 확대 등을 추구한다.

이에 따라 총선 결과에 따라 시행되는 저출생·기후위기 대응 정책의 방향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국가의 향후 미래를 대비하는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여야가 공통의 문제의식에서 일치하는 해법부터 우선적으로 시행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국민의힘은 '인구부'를, 민주당은 '인구위기 대응부'를 신설하자고 주장하는 등 인구위기 대응 부서에 대한 필요성에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또 기후위기에 있어서도 양당은 탄소배출을 절감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동일하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이날 <매일일보>에 양당의 문제 해결 방법론 차이가 원인에 대한 이견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양당이 우선 왜 저출생 등의 문제가 발생했는지 원인 규명을 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입법 이전에 보다 철저한 사회과학적 연구를 통해 의견을 모아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