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총선 압승 견인하며 '비명횡사' 불식···이재명, 차기 대권가도 '날개'

제1야당 대표·부동의 대선 1위···유일 약점은 '사법 리스크'

2025-04-10     이태훈 기자
이재명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10 총선의 최대 승자로 부상했다. 자신이 공천을 주도한 총선에서 민주당의 단독 과반을 크게 뛰어넘는 의석 확보가 유력한 상황에서 지역구 선거에선 상대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제압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총선이 이 대표의 차기 대권가도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지상파 3사 출구 조사에 따르면 제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자신들이 주도하는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의석을 합쳐 지난 21대 총선을 웃도는 성과가 예상된다. 가장 최근 전국 선거였던 20대 대선과 8회 지방선거에서 연패를 당한 민주당이 오랜만에 승리를 가져간 것이다. 이재명 대표로선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잡은 후 치른 첫 전국 선거에서 완승을 거뒀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총선은 이 대표에겐 '중대기로'였다.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내부 분열이 벌어졌고, 현역 의원을 포함해 많은 탈당자가 나왔다. 당 지지율도 크게 출렁였다. 선거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시 화살이 이 대표에게 향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러한 잡음을 덮어내는 압승을 만들어냈다. 덧붙여 승부처에 전략 공천한 후보들도 상당수 살아 돌아왔다. 다음 국회는 21대와 비교해 민주당 원내 구성 상당수가 친(親)이재명(친명)계 인사들로 채워진 만큼, 이 대표의 당 장악력도 어느 때보다 강력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여당의 대권 잠룡인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맞대결을 벌였던 인천 계양을이 '진보 텃밭'으로 인식되긴 하지만, 원 후보는 직전까지 '선거 무패'를 자랑하는 정치인이었다. 이 대표가 승리를 예단하기 어려운 이유였다. 만에 하나 이 대표가 원 후보에게 패했다면 힘겹게 지켜온 당권과 함께 대권 도전 기회도 날릴 수 있었다. 그러나 원 후보를 접전도 아닌 여유 있는 차이로 꺾으면서 우려를 잠재웠다. 이번 총선은 여러모로 이 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 대표의 향후 대권가도는 당분간 '꽃길'이 될 공산이 크다. 현재 진보 진영엔 이 대표와 대권을 두고 경쟁할 만한 후보군조차 없다는 게 중론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급부상했지만 2심까지 유죄를 받은 상황에서 '사법 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는 본인의 낙선과 새로운미래의 저조한 성적으로 정치생명이 위태로워졌다. 여권을 통틀어도 이 대표에 견줄 인물을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가장 강력한 차기 대권 경쟁자였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이 대표에게 완전히 제압당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 등도 여권 잠룡으로 거론되나 당장의 존재감으론 이 대표에 미치지 못한다. 이 대표가 이번 총선을 통해 독보적인 대권 위상을 확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대표의 유일한 '약점'은 이 대표 본인의 사법 리스크다. 이 대표는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도 수시로 법원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현재 △공직선거법 위반 △위례·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 사건에서 피고인 신분이다. 대법원의 확정판결은 고사하고 하급심에서라도 유죄 판결이 날 경우 이 대표의 '무죄 주장'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