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野 압승‧與 참패…22대 국회도 '여소야대'

방송 3사 출구조사 민주‧더불어민주시민연합 178~197석 국민의힘‧국민의미래 85∼105석 전망

2024-04-10     조현정 기자
한동훈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민주시민연합이 4‧10 총선에서 190석에 가까운 과반 압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조국혁신당 등까지 합치면 범야권 의석은 개헌선인 200석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선거 기간 거셌던 '정권 심판론'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100석 전후로 역대급 참패가 예상되며 '여소야대' 국면은 22대 국회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일 치러진 22대 국회의원 선거 방송 3사(KBS·MBC·SBS) 출구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비례 정당인 민주연합 의석을 포함해 적게는 178석, 많게는 197석을 얻어 압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와 합쳐 85~105석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은 조국혁신당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12~14석, 새로운미래는 0~2석, 개혁신당은 1~4석, 녹색정의당은 0석으로 전망됐다. 민주당이 출구조사 결과대로 승리할 경우 지난 20대와 21대에 이어 내리 총선 3연승을 거두게 된다. 앞서 2016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123석,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122석, 단 1석 차이로 민주당이 원내 1당을 차지했다. 당시 국민의당의 '녹색 돌풍'으로 텃밭인 호남 의석을 대부분 잃고도 따낸 승리였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비례 정당을 포함해 180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위성정당과 합쳐 103석을 얻었다. 코로나19 팬더믹 위기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대처가 호평을 받으며 국민들이 '안정적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준 결과였다. 윤석열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진 이번 총선에서는 높은 정권 심판 여론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의힘은 막판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며 투표율 올리기에 총력을 다했지만, 결국 200석에 가까운 의석을 야권에 내주면서 역대급 참패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힘은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며 "끝까지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면서 개표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한 뒤 9분 만에 상황실을 떠났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압승 분위기 속에서도 "겸허한 마음으로 마지막까지 국민의 선택을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야권이 20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차지하면서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3년 동안 사실상 조기 레임덕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 2년 동안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여당을 장악해 야당과 힘 겨루기를 해왔지만 총선 이후에는 전면적인 입장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선전하지 않겠느냐며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출구조사 발표가 나오자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된 것 같다며 침통해 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윤 정부의 국정 운영에 실망한 국민들이 야당이 주장한 정권 심판론에 반응한 결과로 보인다"며 "범야권 200석이 된다면 사실상 '식물 정부'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당 내에서는 윤 대통령을 향해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총선 참패 후폭풍에 휩싸일 전망이다. 총선이 끝난 뒤 비대위 체제 막을 내리고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 체제로 당을 수습해야 한다. 선거 패배 책임이 친윤계(친윤석열계)에 있는 만큼 유승민 전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 등 비윤계(비윤석열계)가 전면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