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32년 만에 최고 '투표율'···'尹 심판' 국민 열기 확인

22대 국회의원 선거 '최종 투표율' 67.0% 잠정 집계 지난 총선 66.2% 추월···14대 총선 71.9% 못 넘어 집권 3년차에 치러진 선거···민심은 '정권 심판' 선택

2025-04-10     염재인 기자
제22대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최종 투표율(잠정)이 3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외선거에 이어 사전투표까지 사상 최고치를 찍으면서 여야는 서로 유리한 판세라고 해석했지만, 최종 투표율 뚜껑을 열어본 결과 민심은 야권의 '정권 심판론'을 택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3년차에 사실상 '옐로 카드'를 받아들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0일 투표 마감 결과,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가운데 2966만2313명이 투표에 참여해 67.0%의 잠정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지난 5∼6일 실시된 사전투표와 거소·선상·재외투표가 반영됐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1대 총선(66.2)보단 0.8%포인트(p) 높았다. 역대 총선의 최종 투표율은 15대 63.9%, 16대 57.2%, 17대 60.6%, 18대 46.1%, 19대 54.2%, 20대 58.0%, 21대 66.2% 등이다. 지역별로는 세종 투표율이 70.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 69.3%, 전남 69%, 광주 68.2%, 경남 67.6%, 부산 67.5%, 전북 67.4%, 울산 66.9%, 경기 66.7%, 강원 66.6%, 대전 66.3%, 인천 65.3%, 충북 65.2%, 경북 65.1%, 충남 65.0%, 대구 64.0% 순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제주(62.2%)였다.  앞서 재외선거 투표율(62.8%)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전체 투표율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다. 통상 최종 투표율은 재외선거 투표율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실제 재외선거 투표율이 종전 최고치(45.7%)를 기록했던 19대 총선의 경우 최종 투표율이 54.2%를 기록했고, 20대 총선(41.4%)에서는 투표율이 58.0%로 집계됐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높은 재외 투표율에 한껏 고무된 바 있다. 재외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정당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 20대 대선에서 재외투표 개표 결과,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8만8397표(59.77%)를 얻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5만 3524표·36.19%)를 꺾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사전투표율 31.3%, 총 투표율 71.3% 등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여야 모두 투표 동참에 주력한 것도 역대급 투표율에 영향을 미쳤다.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까지 투표율 올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에는 최근 달라진 유권자 지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유리하고,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정당에 유리하다고 여겨져 왔지만, 비교적 여당 지지 성향이 강한 50대 이상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늘어나면서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계산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번 선거 사전투표율이 치솟자 여야는 각각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사전투표 참여 독려에 지지자들이 화답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민주당은 정권 심판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투영됐다고 평가했다. 4·10 총선 최종 투표 결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여론이 기록적인 투표율의 배경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여야는 4·10 총선에서 각각 '야당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맞붙은 바 있다. 여야 간 '심판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지지층 결집뿐만 아니라, 무당층까지 투표장으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민심이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어주면서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에 대한 기조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