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갈수록 가혹해지는 학교폭력, 우리가 가져야할 의무감

2025-04-11     박이슬 헤윰사회복지연구소 부소장
박이슬

매일일보  |  포근한 4월, 벚꽃 휘날리는 봄이 찾아왔다. 2024년에는 좋은일들만 가득해야 하는데 아직 체감이 되지 않는것 같다.

연초부터 한 고등학생이 아버지 장례식 날 동급생들에게 끌려서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보도되었다. 이들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러내 폭행했다고 한다.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과 얼마 전까지 같은 학교에 다니다가 학교에서 폭력 행위를 일삼아 강제 전학당하기도 했다. 전학한 이후에도 피해학생을 불러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피해학생이 온몸에 피멍이 들게 맞은 날은 하필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었고, 피해학생은 아버지 발인이 있던 날까지도 가슴이 아프다고 가족들에게 고통을 호소했지만 폭행당한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해학생들의 폭행은 피해학생 아버지 장례식 이후 더 심해졌다. 어느날은 새벽에 피해학생을 폐쇄회로가 없는 곳으로 끌고 다니며 폭행했다. 그러나 끝까지 폭행 사실을 말하지 않다가, 극심한 고통에 병원을 찾았고 의사 진단을 통해 뒤늦게 아들이 폭행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기사를 접하고 학교폭력을 혼자 감내해왔을 피해학생이 걱정되었다. 사회복지사이자 학교폭력예방상담사로 현장일선에서 청소년을 상담할때 학교폭력의 양상은 교내에서 따돌림이 발생하고, 동료집단에서 시작된 갈등이 소수에 해당하는 피해학생을 집단에서 배제하고 또 다른 위계형성으로 이어지는 결과로 초래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따돌림을 주도한 학생은 배제된 학생을 함부로 대하거나 이를 방조 또는 동조하는 현상이 당연시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 피해 학생은 겉으로 그 집단에서 혼자 속앓이하며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척하지만 심리적으로 형성된 열등한 지위에서 아무것도 할수 있는 것이 없다. 그리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는 것이 싫다. 하지만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현장에서 청소년을 만날때 뭔가 이상한 것 같다?는 생각에 물어보다가 해당 사실을 알게 될때는 소스라치게 놀라곤 했다.  이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우연히 또는 뒤늦게 알게되었다 하더라도 절대 방관해서는 안된다. 위의 사례에서 조기에 발견했을때 이를 적절히 대처하고, 사후에도 동일한 일이 반복되지 않는지 주변에서 면밀히 점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또한 문제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습하고 양육될 수 있는 보호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적극적인 대처와 예방 교육뿐 아니라,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관심도를 더욱 강화하고, 이에 따른 교직원과 학부모들의 역할 확대도 필요하다. 셋째, 학생/학부모/교사/학교 관계자가 긴밀하게 협력하여야 한다. 학교 내부에서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이에 대한 충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학부모와 교사는 학생의 안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면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근본적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흔한 갈등으로 치부하지 않고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한 학교와 학생의 긴밀한 소통(정서적 상담)이 필요하다. 이는 피해학생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학교폭력 문제의 해결과 전인적 예방을 위해서는 가해학생에 대한 교육과 지원도 필수불가결하다. 가해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에 대한 지원을 통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박이슬 헤윰사회복지연구소 부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