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굴릴 곳 없다… MMF·채권에 뭉칫돈
MMF 순자산, 209조원...이달에만 15조원 넘게 증가 “금융시장 불확실성 지속...단기자금 운용 수요 늘어”
2024-04-11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미국 등 기준금리 조기 인하에 대한 기대가 깨지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 금리 인하 시기가 뒤로 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채권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MMF 순자산은 지난 8일 기준 209조4564억원으로 이번달 초(193조9079억원)보다 15조5485억원(8.02%) 증가했다. 법인 MMF순자산이 192조6246억원으로 1일(177조4512억원)보다 15조1734억원, 개인 순자산은 16조8318억원으로 1일(16조4567억원) 대비 3751억원 각각 증가했다. MMF 순자산 총액은 올해 초(173조9056억원)보다 35조5508억원 늘었다.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의 국채나 회사채 등 단기금융상품에 집중투자하는 상품이다.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만큼 수익률 전환이 빨라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예치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MMF는 다른 금융투자 상품보다 손실 위험성이 낮고 유동성은 많아 여유 자금을 예치하기에 유리한 편이다. 채권 시장에도 투자금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채권 유통시장(장외)에서 총 172조3923억원의 순매수 대금이 몰렸다. 은행(53조5463억원), 자산운용 공·사모(43조9638억원), 외국인(14조2037억원), 개인(13조2778억원) 등이 채권을 매집했다. 이같은 현상은 글로벌 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투자처가 나타나면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단기자금 운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파킹형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활용을 통해 포트폴리오의 변동성을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의 물가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금리 인하 시기는 더욱 뒤로 밀릴 예정이다. 미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했다. 지난해 9월(3.7%)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낮아지지 않고 있다”며 “당초 목표인 2% 수준으로 가고 있다는 더 큰 신뢰를 얻을 때까지 현재 기준금리를 유지한다”고 최근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 지표에 대해 “우리의 기대치에 상당히 부합한다”면서도 “금리 인하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제는 강하고 현재 노동 시장도 강하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이 실제로 2%로 지속 가능하게 낮아지는지 더 확신을 가질 때까지 더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