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외식·유통가, 돈 되는 사업만 ‘선택과 집중’
매출 부진 ·동반성장 규제에 발목… 내실 경영 본격화
[매일일보 최수진 기자] 의류·외식·유통업계가 소위 ‘돈이 안 되는 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있다.
문어발식으로 브랜드를 론칭해 외형을 늘리기보다 기존 주력 브랜드에 집중하는 내실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는 최근 영국 아웃도어 브랜드 ‘버그하우스’ 사업을 접기로 했다.
지난 2008년 1월부터 버그하우스와 라이선스 및 국내 판매권 계약을 맺고 사업을 벌여온 이랜드는 라이선스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수입 아웃도어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확정했다.
이랜드는 지난해 7월 스포츠·아웃도어 종합매장인 스포블릭 사업도 론칭 2년 만에 중단한 바 있는 만큼, 앞으로 아웃도어 SPA브랜드인 루켄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외식업체들은 동반성장위원회의 출점제한 규제로 사업 확대가 어려워지자 보다 역량이 좋은 주력사업에 치중하는 분위기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전문점 카페베네는 자사의 계열 브랜드인 뷔페식 레스토랑 ‘블랙스미스’와 베이커리 전문점 ‘마인츠돔’ 사업에서 결국 손을 뗐다. 동반위의 출점 규제로 두 브랜드의 가맹사업이 어렵게 되자 사업성이 떨어져 결국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최근 김선권 카페베네 대표는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 사업을 담당하는 법인 B&S F&B의 지분 50%를 마인츠돔 창업자인 홍종흔 씨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홍씨는 B&S F&B의 최대주주로 대표이사직을 맡아 독자 경영에 나섰다.
블랙스미스는 한때 매장 수가 80개를 넘겼지만, 지난해 폐점한 가맹점이 늘면서 현재는 56개까지 매장이 대폭 감소헸다. 이에 따라 카페베네는 B&S F&B 지분 매각을 계기로 국내외에서 기존 커피사업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CJ푸드빌은 지난해 말 시푸드오션과 피셔스마켓 등 시푸드 사업에 전격 철수한 데 이어 최근 카레전문점인 ‘로코커리’도 CJ제일제당 본사내에 위치한 지점을 제외하고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롯데마트는 자동차 렌털 사업을 시작한 지 8개월 만인 지난 해 11월 이 시장에서 떠났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3월 자동차종합서비스그룹인 CXC모터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서울 잠실점과 경남 창원점 등 5개 지점에 ‘C스퀘어’를 입점, 동시에 온라인 롯데마트몰에서도 국산차와 수입차 전 차종을 아우르는 렌터카 사업을 진행해왔다.
신세계그룹의 정보통신(IT) 계열사 신세계I&C는 전자북 콘텐츠 유통사업인 ‘오도독’ 서비스를 종료, 관련 시장에서 하차하게 됐다.
지난 2012년 7월 선보인 ‘오도독’은 애플 MAC 서비스 지원 등 차별화된 서비스에 집중해왔지만, 전자책 고객들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자 결국 1년 8개월 만에 사업을 접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기본에 충실,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반영해 소위 ‘돈이 안 되는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며 오히려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추세”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문어발식 외형 늘리기가 아닌 내실 다지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