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공세에 글로벌 위기감…K-철강, 고부가 제품 집중

美 옐런 “중국산 저가 제품 수입, 새로운 산업 파괴 용납 안 돼” 美, 중국산 철강에 120% 관세…브라질, 중국산 반덤핑 조사 진행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강, 고부가가치 비중 확대로 수익성 방어

2025-04-11     이상래 기자
포스코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중국의 저가 물량 밀어내기가 글로벌 산업계의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러한 중국의 공세에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여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그룹 등 국내 주요 철강사들이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경기 침체의 돌파구로 해외 물량 밀어내기를 시도하고 있다. 중국 경제는 내수 부진,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기존의 생산물량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내수로 소진되지 않은 물량을 해외 수출로 돌려 자국 경기를 순환하겠다는 의도다. 문제는 중국의 밀어내기가 전 세계 산업 생태계 질서를 파괴한다는 점이다. 한국, 미국, 유럽 등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문제를 겪는 반면, 중국은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값싼 중국산 제품이 다른 국가의 산업 구조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이유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을 방문해 “미국은 (저가) 중국산 제품 수입으로 인해 새로운 산업이 파괴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글로벌 시장이 인위적으로 가격이 낮아진 중국산 제품으로 넘쳐날 때 미국과 다른 외국 기업들의 생존 가능성은 줄어든다”고 경고했다. 특히 중국산 저가 공세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야가 철강산업이다. 옐런 장관은 “10여년 전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으로 저가 중국 철강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넘쳐났고 전 세계와 미국 산업계를 황폐화했다”고도 했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 1~2월 중국 철강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6% 증가한 1590만톤(t)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이후 최고치다. 이에 중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견제는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월부터 중국산 철강에 12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비교적 중국과 가까운 브라질도 최근 중국 철강의 반덤핑 조사를 진행 중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조강 생산량 규제에 나선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공업정보화부, 생태환경부 등과 합동으로 철강업체 규제를 지속하면서 고품질 철강 생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힌 상태다. 구체적 감축량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철강사들은 이러한 중국산 저가 공세에 맞서 고부가가치 제품 경쟁력 제고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 고부가가치 중심의 저탄소 제품, Hyper No 등 고성장, 고수익 친환경산업용 핵심 부품의 소재 제품 판매 확대에 나선다. 현대제철도 수익 중심의 안정적 사업기반 확충에 총력을 기울인다. 현대제철은 올해 당진제철소 1후판공장 추가 열처리 설비를 도입하고, 내년에는 2냉연공장 3세대 강판 신규투자를 마무리한다. 동국제강은 전기로 제강 및 봉강(철근)·형강·후판 등 열연 분야 철강 사업을 전문화하고, 동국씨엠은 아연도금강판·컬러강판 등 냉연 철강 고도화에 집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