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참패로 끝난 尹 '중간평가'···與 격랑 속으로

22대 총선서 민주 175석 '단독 과반'···'정권 심판론' 우세 국힘, 108석 '탄핵·개헌저지선' 사수 그쳐···韓 사퇴 등 혼란

2025-04-11     염재인 기자
윤석열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이 4·10 총선에서 야당에 대참패하며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던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 야권의 '정권 심판론'에 손을 들어주면서 윤 대통령은 사실상 '낙제점'을 받아든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구도에서 국정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당 역시 패배 수습 과정에서 '책임론' 등을 놓고 혼란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대 국회의원 선거 개표가 완료된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의석(14석)을 포함해 총 175석을 확보, '단독 과반 의석'을 차지했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108석(비례 18석 포함)을 얻어 '탄핵·개헌 저지선(100석)'을 지키는 데 그쳤다.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로 12석을 확보했고, 개혁신당은 3석, 새로운미래와 진보당은 지역구에서 각 1석을 얻었다. 특히 국민의힘을 제외한 범야권의 의석수는 민주당·민주연합 175석,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1석으로 총 192석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은 개헌선(200석)을 내주지 않으면서 최악의 결과는 피했지만, 지난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야권에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게 됐다. 앞서 여야는 이번 총선에서 각각 '야당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으로 맞붙은 바 있다. 윤석열 정부 심판을 주장하는 야당에 맞서 여당은 야당 심판을 앞세워 격렬하게 대립했다. 그러나 선거 결과, 민심이 현 정부 '심판'으로 기울면서 야당의 압승으로 끝나게 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21대 국회에 이어 입법 주도권을 재차 쥐게 됐다. 의석 배분에 따라 국회 상임위원장 상당수를 다시 차지하게 됐고, 재적의원 과반 득표로 선출되는 국회의장 자리도 다시 확보했다. 특히 비례 정당인 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 의석수를 합해 192석을 달성, 국회 선진화법에 따른 패스스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지정 요건(180석)도 충족하면서 대여 공세 화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반면 윤 대통령과 여당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총선에서 또다시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국정을 운영하게 됐다. 임기 중·후반기 국정운영 동력 상실은 물론, 남은 임기 3년 동안 레임덕을 넘어 '데드덕' 상황을 맞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윤 대통령은 향후 국정운영 기조 변화와 인적 쇄신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총선에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여당도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국회에서 야당을 막아설 수단을 잃으면서 이번 국회에서도 소수 여당으로서 무기력한 모습이 반복될 가능성이 커졌다. 선거 참패로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윤 정부의 국정 과제 추진을 뒷받침할 동력을 잃었고, 당 차원의 대표 공약들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특히 윤 정부의 '중간 평가' 성적표 의미를 지닌 이번 총선에서 패배한 만큼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윤(친윤석열)'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여권 내부의 권력 구도 재편 역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