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권 구도, 변화의 바람···與 나경원·안철수 '팽윤' 부상

野 이재명·조국 거론···'사법 리스크' 여전히 변수

2025-04-11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집권 여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이른바 '팽윤(윤석열 대통령에게 팽당한 인사)' 인사들이 등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대신 나경원·안철수 의원 당선자들이 대권 주자로 부상했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거론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중도 성향의 인사들이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토가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분석되는 만큼 '친윤(친 윤석열)'과 거리가 먼 인사들이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이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히며 '팽윤' 나경원 전 의원·안철수 의원 등이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서울 동작을에서 당선되며 5선 고지를 밟은 나경원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인사였으나,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갈라졌다. 당시 친윤계 의원들은 나 전 의원의 출마를 반대하는 연판장을 돌렸고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기후대사에서 해임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출마 의사를 철회한 후 지역구 관리에 매진해왔다. 경기 분당갑에서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를 꺾고 국회에 재입성한 안철수 의원 역시 대표적인 팽윤 인사이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와 단일화를 선언하며 여당에 합류한 그는, 마찬가지로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도전했으나 김기현·장제원 등 친윤계의 집중 견제를 받아 고배를 마셨다. 나 전 의원과 안 의원 모두 전국적인 인지도를 겸비했고, '정권 심판' 여론이 강했던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 격전지에 출마했음에도 생환하는 성과를 거뒀기에 향후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권을 잡게 되면 3년 뒤 대통령 선거에서 조직 형성 등을 통해 큰 이점을 얻게 되기에, 대권 가도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에서는 '압승'을 이끌어 낸 이재명 대표의 영향력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를 통해 친명(친 이재명) 의원들이 대거 배출됐다. 그동안 이 대표의 한계로 지적되던 '장악력' 부분도 크게 강화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오는 8월 전당대회에 다시 나서며 대표직 연임에 도전할 수도 있다. 연임에 성공할 경우 이 대표는 민주당 내 유일무이 한 대권 후보로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조국혁신당이 무려 12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며 조국 대표 역시 야권 리더로서 급부상했다. 10석 이상의 확보로 단독 법안 발의가 가능하기에 조국혁신당이 향후 정국에서 활약할 만한 토대가 마련됐다. 이 때문에 조국 대표가 대선 준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 대표와 조 대표 모두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 대표는 현재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및 성남 FC 관련 의혹 △위증교사 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3개 사건에 대한 재판을 받고 있고, 조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감찰무마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상급심 등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대선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