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판매 성수기, 완성차업체 문화마케팅 ‘경쟁 후끈’

‘관능의 법칙’에 BMW·미니·아우디·현대차 등 후원...토요타도 가세

2014-03-03     정수남 기자
[매일일보 정수남 기자] 자동차 판매 성수기를 맞아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문화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권칠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엄정화(정신혜 역), 문소리(조미연 역), 조민수(이해영 역) 씨 등이 열연한 영화 ‘관능의 법칙’에 국산차 업체와 수입차 업체들이 각각 자사 차량을 대거 후원한 것.

3일 영화계에 따르면 지난 2월 13일 개봉한 ‘관능의 법칙’은 이들 40대 세 여성의 성생활과 사랑 이야기를 그린 코믹 영화로, 개봉 초기 하루 관람객 5만여명에 육박하면서 최근 박스오피스 5위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우선, BMW그룹 코리아는 6년 연속 업계 1위 등극을 위해 자사의 플래귀쉽 모델 7시리즈와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의 쿠퍼를 각각 협찬했다. 영화의 주관람객들이 40대의 실질 구매자인 점을 고려한 전략이다.영화에서 BMW는 주유소를 운영하는 미연 남편인 재호(이성민 분)의 차량으로 7시리즈를 지원했다. 영화에서 재호가 자신이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BMW 플래그쉽 모델 7시리즈를 타고 나오자, 카메라는 BMW의 엠블럼을 확실하게 잡는다.앞서 BMW는 지난해 하반기 개봉한 영화 ‘친구2’에도 같은 모델을 대거 지원한 바 있다. 이 같은 문화마케팅으로 BMW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업계 1위에 올랐으며, 지난 1월에도 1위 자리를 지켰다.

또한 극중 방송국에서 근무하는 신혜는 해영과 함께 자신의 미니 쿠퍼를 타고 가면서, 신호대기로 정차한 택시를 들이받는다.

이번 후원은 지난해 미니의 성장세가 주춤한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풀이했다.실제 지난해 미니는 우리나라에서 모두 6301대를 판매해 전년(5927대)보다 6.3% 성장에 그쳐, 전체 수입차 평균 성장세(19.6%)의 1/3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미니는 미국 포드에 밀리면서 전년보다 한 계단 하락한 7위를 차지했다. 미니는 한국에서 지난 2012년 전년대비 38.4%의 급신장세를 달성했다.여기에 지난 2010년 폭스바겐에 업계 3위 자리를 내준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같은 위치에 있는 아우디도 영화에 자사 세단을 제공했다.

극중 남편에게 과도한 성관계를 요구하는 성격의 미연은 아우디 A4를 탄다. 극중 미연은 나이트클럽에서 나와 자신의 A4를 타려는 장면에서 퍽치기를 당한다. 이 장면이 A4 앞에서 펼쳐지면서 관객들은 아우디 엠블럼을 선명하게 본다.

국내 업체로는 현대차가 문화마케팅에 적극 가세했다. 현대차는 영화에 드러내 놓고 차량 지원은 하지 않았으나 도로를 달리는 차량이나,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을 모두 자사의 차량으로 채우면서 브랜드 홍보 효과를 노리고 있다.현대차는 이와 함께 최근 국내 주요 스크린에서 영화 시작 전 광고 시간에 자사의 대형 세단 그랜저 하이브리드 홍보 영상을 방영하고 있다.

성장세가 크게 하락한 일본 토요타도 현대차와 같은 시간대에 자사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토요타는 자사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FJ크루저와 세단 아발론의 홍보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토요타는 지난해 우리 시장에서 모두 7438대를 팔아 전년(1만795대)보다 31% 급감했다. 반면, 한국토요타는 지난 2012년에는 전년보다 115%(5775대) 급성장한 바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가 우리 생활에 필수품으로 자리하면서, 국내외 업체들이 자주 영화에 자사 차량을 지원하는 등 치열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면서 “지난해 국내 영화 관객이 2억명을 돌파,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극중 해영의 남자 친구 성재(이경영 분)는 자신의 차량으로 무쏘 스포츠를 타면서, 쌍용차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