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거래대금 연일 20조 상회…증권사 실적 턴어라운드 기대감

밸류업에 증권사 업황개선...1분기 실적 '훈풍' 2분기도 '맑음'...외국인·기관 증권주 매수확대

2025-04-14     이광표 기자
증시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금리인하 기대감에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올해 1분기와 2분기 증권업계의 실적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쌓으면서 올해 추가 적립 부담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실적 개선 효과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2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4분기(16조5000억원)보다 4조9000억원이 늘었다. 거래대금은 통상 4·4분기보다 1·4분기에 높게 나타난다. 지난 2022년 4·4분기 13조원이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2023년 1·4분기 17조6000억원으로 증가한 바 있다.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1·4분기 이익 전망치도 긍정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1·4분기 영업이익 1629억원으로 직전분기 대비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삼성증권, 키움증권, 한국금융지주 역시 흑자전환이 점쳐진다. NH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이 107.2% 늘어난 1824억원으로, 전년동기 수준을 회복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은 커버리지 이들 5개 증권사의 1·4분기 합산 순이익을 9650억원으로 추정했다. 기존 컨센서스를 10.4% 웃도는 수치다. 외화 거래대금도 늘어나면서 브로커리지 실적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5개 증권사의 합산 브로커리지 수익은 86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증가, 최근 9개 분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기대된다. 대신증권 박혜진 연구원은 "지난해 발목을 잡았던 해외부동산 감액손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등 건전성 관련 수반된 비용이 크게 완화됐고,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다시 20조원을 상회하는 등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개선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리가 본격적으로 인하되기 전까지 국내 부동산 PF 및 해외 부동산 관련 이슈는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대부분의 증권사가 지난해 충당금 및 감액손실을 보수적으로 반영, 추가 발생 규모는 현저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증권주 수급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몰렸던 순매수세가 재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 달 간 기관은 NH투자증권 주식 58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가운데 연기금의 순매수 대금이 100억원을 넘는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달 들어 외국인이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한국투자증권 백두산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부동산 PF와 운용부문의 추가적인 수익 확장을 통해 자본 효율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3월 발표한 2023년도 주주환원율 상향은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밝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증권사들은 이미 지난해 전년보다 최대 5배 넘는 대손충당금을 쌓으며 추가 충당금에 대한 부담이 적다. 재무 부담이 줄어든  증권사들은 매매거래 수익 개선을 목표로 투자자 유치 이벤트와 주주환원 정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실제 삼성증권은 미국주식 거래 수수료 면제 이벤트를 오는 6월 말까지 진행한다. KB증권 또한 6월 말까지 비대면·은행 연계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2000만원의 보상을 지급하는 국내외 주식 타사대체입고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은 향후 3개년 매년 2000만주가 넘는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NH투자증권 또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례화하고 현금배당 규모도 전년 대비 14% 늘어난 2808억원 규모로 결정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저조했던 일평균 거래대금이 올 초 밸류업 프로그램, 금리 인하 기대 등 다양한 이벤트로 20조원을 넘어섰다”며 “전반적인 영업환경 개선에 힘입어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지난해 충당금 및 감액손실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에 2분기에 추가 금액 부담은 없을 것”이라며 “증권사들의 다양한 이벤트를 발판삼아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형 증권사의 자사주 소각 결정이 주가에 트리거(방아쇠)가 되는 모습”이라며 “주가연계증권(ELS) 이슈가 해소됐고, 시장은 신규 주주환원 계획 발표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했다. 윤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과 함께 저평가된 증권주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덧붙였다.